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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안과 제안 사이 [조합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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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07회   작성일Date 22-09-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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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부노조의 제안에 대한 제안

     

    최근 언론노조 KBS본부에서 제안을 해왔습니다. 이길영 퇴진 운동과 김인규 연임반대 투쟁을 함께 하자는 것이지요. 노보를 통해 근거 없이 통렬한 비난을 한 이후에 말끝 하나 흐리지 않는 이런 과감한(?) 제안이 다시 당혹스럽고 어안이 벙벙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상대에 대한 배려 없이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志士적 선언 속에 과연 함께 내용을 담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앞섰습니다. 애초 그런 연대 투쟁을 제안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그 방법이 조금 달랐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었고, 노동조합 역시 본부노조에 곧바로 우리 입장을 답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숙고 끝에 먼저 조합원 동지들에게 조합 집행부의 솔직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할 시점이 왔다는 판단 하에 입장을 밝힙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지금 KBS엔 감동이 없습니다.

     

    본부노조가 KBS노동조합에 던지는 일련의 제안들은 감동 없는 성토와 목적을 잃은 투쟁과 반성이 없는 현 한국사회 노조운동의 한 단면이다. 본부노조의 김인규 퇴진 끝장 파업은 어느새 연임 반대로 치환되었는데 김인규와 짠 것인가? 왜 교향악단 아웃소싱 반대한다는 원칙적 수준의 성명 한 줄 못써주나. 이길영 퇴진 운동에 함께 하지 않는 낌새를 보이는 조직은 도덕적 멸문을 시킬 것처럼 왕따의 칼을 들고 있으며 지난 파업의 과오에 대한 반성 없이 산별 조직이라는 큰 틀을 가진 본부노조의 또 하나의 선명성 선점 경쟁의 기억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이것이 애초 본부노조가 '이길영과 KBS 노조의 음모'라는 날선 비난에 대한 답으로 준비한 글 중 되돌려주는 비난의 일부입니다.

    그러나 따져보면 제13KBS노동조합 역시 감동 없는 성토와 목적을 잃은 투쟁이라는 평가에서 온전히 벗어나 있지 못하는 현실 또한 직시하고 있습니다. KBS내 비정규직 동지들의 권익과 최악의 수렁으로 빠지고 있는 노동 강도에 대한 대책 그리고 사그라지는 지역분권의 불씨를 살리는 노력을 당위로서 해왔고 소기의 성과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년 초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노력해왔던 방송법 개정 투쟁은 국회에 여야를 막론하고 개정안이 상정되는 역사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 한계를 명확하게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정하든 않든 수신료 인상운동은 정권과의 야합으로 탈바꿈 되었고, 방송법 개정운동은 마녀의 입에서 나온 공자님 말씀이며 이름도 반짝거리는 새 노조에 대비되는 노조의 발버둥에 불과해졌습니다. 노동조합이 사측과 악다구니로 싸우고 쟁취해서 충원한 신입사원 후배들은 KBS라는 조직에 적응하기도 전에 선배들 줄 뒤에 서서 직종별로 나눠지고, 오리엔테이션이 끝날 무렵이면 벌써 동기들끼리 집단 카톡으로 김인규씨를 훈계하는 비분강개의 성명서와 연판장 수락 여부를 돌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집행부는 정치독립을 위한 방송법 개정 투쟁의 대의에 따라달라고만 요구했는지 모릅니다.

    어느 조합에 있건, 혹은 無籍者이건 상관없이 선배와 후배들로부터 양 노동조합은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지 여러분, 지금 KBS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도전입니다.

     

    조합원의 고작(?) 연습거부’ 4시간으로 촉발된 해고와 정직의 중징계의 비상식적 상황과 일사천리로 진행된 법인화의 향후 파고에 대해 아직도 내 일이 아니라며 일도양단 하는 사내 일부의 정서적, 지적 태만에 대해서도 이제는 얘기해야 합니다. 또한 교향악단 문제 보다 훨씬 더 뜨거운 감자처럼 외면되고 있는 지역국 문제와 본사만의 리그에 대해 경영진은 물론이고 우리 KBS 노동자들 역시 중앙이라는 거대담론에 치우쳐있지 않은 지에 대한 고민을 더욱 심도있게 해야 합니다. 이는 역량이 일천한 저희 노동조합 집행부 스스로에게 던지는 마지막 주문이기도 하며 향후 KBS내 조합운동에 이정표를 묻는 때가 반드시 올 것임을 확신합니다.

    그리고 KBS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조가 되었지만, 23년 역사에서 빚어졌던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감동이 없는 KBS에서 새로운 굿판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도전이 없다면 교섭대표노조는 말짱 허울일 뿐입니다. 정치 자본 독립적 KBS를 위한 우리의 방송법 투쟁은 계속되지만, 명분에도 불구하고 연대의 손을 내밀지 않는 외부에 대해 기업별노조라는 한계는 원통하지만 현실입니다. /부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작년 이후 겪어야 했던 그 무수한 뒷얘기는 차마 꺼내지도 못합니다. 정치독립이라는 명분 있는 투쟁조차 그러한데 그 조합원들이 기습적으로 아웃소싱 되는 사태에 조합역량을 대대적으로 집중하고 싸운다 한들 안타깝지만 언론에 기사 한 줄 내서 공론화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감동을 이끌어 내려면 일관된 투쟁의 지속과 이를 재생산할 플랫폼이 필요하지만 일개 단위 조합으로서 지금은 어떤 싸움을 하건 모두 부족합니다. 다행히 어렵게 노사합의를 이끈 것은 조합의 명분 있는 투쟁에 뛰어들 수 있게 뒤늦게나마 족쇄가 풀린 것이라고 봅니다. 2012년 임단협(이번 단협은 학계나 노동운동계에서도 매우 주시하고 있습니다)은 물론 방송법 개정과 차기 사장 선임을 앞두고도 우리만의 투쟁이 아닌 다양한 세력과 실질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정치한 투쟁 계획을 세울 것입니다.

     

    그리고 본부노조 집행부에 답합니다

     

    자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세상에 자기 자신 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 중요한 자기란 고용 안정일 수도 있고, 혹은 임금 노동자로서의 권익일 수도 있고, 공영방송인으로서의 자존심일 수도 있으며, 어떤 이에겐 노조든 뭐든 조직 그 자체를 말하기도 하며 어떤 자는 안정적 승진일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때로 이 자기는 스스로 만든 환상이며, 자기 기만일 수 있습니다. 우리 역시 인정합니다. 자꾸 되짚어 말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대승적 지향으로 견인하지 못하는 처방전만 흔드는 입방아들이 무슨 소용입니까. 이제 감동 없는 성토와 목적 잃은 투쟁은 접어야 합니다. 이는 이길영 이사를 비롯한 정치 이사들과 김인규 사장의 연임시도에 대해 그냥 보고만 있겠다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투쟁의 목표와 협상 수준을 명확히 하고 함께 싸워야 우리 모두 자기가 무엇인지 자꾸 돌아볼 수 있고, 투쟁의 목표를 잃고 자기 기만에 빠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길영 이사 문제와 김인규 연임 시도 가능성. 답답합니다. 그래서 합법의 탈을 쓰고 부임한 인물을 처음에 막지 못하면 그 이후 퇴진운동은 결과적으로 정치판 진영 논리로 탈바꿈할 수 밖에 없고 반대를 위한 반대가 기승을 부리며 혹은 정권이 바뀌면 두고 보자는 저급한 억하심정만 꿀꿀한 자들로 득실대게 되고, 하여 비뚤어진 자기애는 타자에 대한 증오 밖에 남지 않음을 우리는 계속 목도해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길영 회장님과 망할 놈의 7:4 ’와 제2의 김인규를 막기 위해 KBS 노동조합이 법 개정이 답이라고 주장해온 것입니다. 지난 20062009년의 사추위의 한계가 그러했으며 그런 투쟁의 실패를 겪은

    나이테에서 나온 것이 문제는 법 개정이었던 것입니다. 이번 본부노조의 제안 말미에 방송법 개정을 언급한 것은 그런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믿습니다.

     

    감동이 있는 KBS를 위해 함께 도전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양쪽이 함께 할 수 있는 접점은 무엇인지 이제 한 번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봅시다. 첫 답글에 이어 비슷한 제안이지만, 이번 태풍이 지나면 양 노동조합 함께 만나서 끝장 토론이든 뭐든 하며 사진 한 번 박고 양 노동조합 노보 1면에 실어 봅시다.

     

     

    2012917

     

     

    KBS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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