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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에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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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15회   작성일Date 22-09-2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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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에 답합니다.

         

     

     

    최재훈입니다.


    망설였지만 기왕에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에서 제 이름을 적시하고 제안한 바, 직접 답하겠습니다. 3000여 KBS노동조합 조합원 동지들께도 제 개인적인 답변인 만큼 가감 없이 솔직 담백하게 현 시국과 그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코자 합니다.

         

    KBS 노동조합에서는 어렵고 힘든 파업을 이끌고 있는 본부노조 동지들께 부당징계에 대한 파업은 정당하고 지지한다는 주장의 성명서를 통해 입장을 누차 밝혔습니다. 또한, 김인규 사장이 파업 철회 따위의 조건을 달지 않은 대사면, 징계 완전 철회를 통해 낙하산 사장의 딱지를 가진 당사자로서, 적어도 KBS 선배라면 결자해지의 기본적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고도 성명서도 냈습니다. 저희의 기본 입장입니다.

         

     KBS 노동조합은 낙하산 사장을 막기 위한 투쟁의 방법에 있어 정권말기에, 또 임기말기에 있는 사장의 퇴진운동은 성공해도 또 하나의 낙하산이 올 뿐이며 지배구조개선이라는 방송법 개정 투쟁만이 정치독립의 정당성과 목표가 명확하다는 판단을 합니다. 이에 연초부터 총파업 투쟁을 계획하고 지난 주 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의결했습니다. 목표는 낙하산 사장 선임 구조 타파이되 그 방법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서로 인정하리라 믿습니다. 그런 대전제 하에 답합니다.

         

    먼저 첫 번째 질문의 답입니다.

    12대 노동조합 부위원장이었던 저는 당시 낙하산 김인규 저지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날을 매우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2009년 11월 26일 부재자 투표 첫날이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서든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는 노동조합의 입장을 분명히 하기 위해 사장실로 통하는 본관 6층 입구 유리문을 온몸으로 깨기로 결심 했습니다. 그날 아침 청원경찰들과 몸싸움을 하던 도중 틈을 발견하고 오른쪽 유리문으로 돌진했습니다. 우리는 그만큼 절실했습니다. 그러나 바뀐 노동법에 따라 재적의 1/2에 70여 표가 부족, 총파업이 부결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바로 사퇴하지 못한 것은 부위원장의 한계도 아니었고 온전히 제 잘못입니다.

         

    그러나 애초 조합 집행부가 조직표 동원 등을 통해 파업을 부결시켰다는 ‘동향 보고’는 대응할 가치도 없는 코미디입니다. 제 바지가 길게 찢어지고 허벅지와 옆구리에 상처를 낸 것들이 김인규 사장을 들여오기 위한 차력쇼 였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지요. 그래서 명예 훼손을 거론할 가치도 없는 내용입니다. 당시의 상황은 파업 투표를 가결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했던 전직, 현직 본부노조 집행부 동지들도 너무나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두 번째 질문, 애초 12대 집행부(저를 의미하는 것이겠지요)가 이병순 사장을 지지했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2009년 11월 당시 “김인규, 이병순, 강동순은 공영방송 KBS 사장 절대불가, 즉각 공모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내는 등 부적격자에 대한 공모 철회 투쟁을 지속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1월 12일 청와대가 김인규를, 즉 초유의 언론 특보 출신의 ‘특보 사장’의 임명이 거의 확정되었다는 정보를 입수한 집행부에서 “MB 낙하산 김인규 오면 총파업으로 맞서겠다”는 성명서를 냅니다. 다음날인 13일, 조합의 입장이 ‘이병순은 괜찮다’는 식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비대위원들의 날선 비판이 있었고, 사내의 ‘親이병순 세력’에게 고도로 이용당했다는 질책도 있었습니다. 이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조합의 방향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투쟁 대책을 논의한 것들 역시 당시 비대위원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0년 신년시무식 때 위원장이 참석한 것은 김인규 사장이 2009년 말 11개항에 걸쳐 노동조합에 양보를 해서 합의서에 사인한 것에 대한 일종의 정치적 화답이었습니다. 그런 제스처를 아예 하지 않았어야 했다면 할 말이 없지만, 본부 노조 역시 현실을 인정하고 김인규 퇴진 투쟁이 아닌 단협을 맺기 위한 투쟁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렇게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세 번째, 김영해 부사장 관련입니다. 전형적인 인상 비평 수준의 ‘동향 보고’이자 직종으로 편 가르기 하는 내용입니다. 2009년 9월 김영해 기술 본부장의 신임투표 당시 조합은 김 본부장에 대해 현장에서 올라오는 문제점 등을 바탕으로 집행위원회에서 기술본부 구역별 투표 독려에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했고 투표 대비 불신임률은 52%로 당시까지 기술본부 역대 최고였으며 이후 김영해 본부장에 대해 조합원들이 어느 정도는 심판을 했다고 판단해서 모두들 기뻐하며 악수했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또한 재적 대비 역시 편성본부장 42%, 보도본부장 44%, 경영본부장 35%를 넘어 TV제작본부장과 함께 45%로 최고를 기록했고 이는 이병순 사장 체제에 대해 조합원들의 피로도를 극명하게 드러낸 결과였습니다. 추후에 당시 위원장과 같은 직종이 부사장이 되었으므로 노조의 지지를 받았다고 하는 것은 결과론적인 입방아에 불과하며, 노사 관계에서 지지부진하기 그지없었던 이병순 사장과의 그 답답했던 나날들에 대해 협조를 받았다고 하는데에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이러한 <동향 보고>들이 또한 본부 노조에서 ‘입수 문서 분석 결과’에 올린 내용처럼 경찰이 소문이나 의견들을 짜깁기한 수준인지, 아니면 ‘사찰 보고서’인지 다시 판단해 주시기 바라며, 노보를 통해 더 자세히 답변하겠습니다.

         

    그리고 아쉬운 대목입니다.

         

    지금은 MB 정권과 호시탐탐 KBS를 장악하기 위해 음험한 시도를 하는 모든 세력에 대해 총력을 다해 투쟁할 시점입니다. 그러나 <KBS 최근 동향 보고>라는 문건을 들고 KBS 노동조합 위원장인 저에게 ‘과거사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것은 정권에 집중되어야 할 본부노조 투쟁의 화살을 제게 돌리는 것으로 노조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고 다소 의욕이 지나쳤습니다.  또한 그보다 앞서, 본부 노조가 입수한 내용에 대해 노동조합이나 저에게 알려주고 확인 절차를 거쳤다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제가 기자라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그것이 취재의 기본이라고 저는 배웠습니다.

         

    또, 본부노조의 파업 투쟁에 대해 동료로서 경의를 표하지만 ‘국무총리실 사찰 문건’에 대해 조금만 더 신중하게 접근하면서 정권의 부도덕성을 비판했으면 합니다. 의도한 바는 당연히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본부노조의 파업 투쟁이 현재의 보수 야당을 돕는다는 인상을 심어줄 소지가 큽니다. 게다가 부도덕한 청와대가 오히려 본부노조와 야당에게 큰 소리치고 조중동 보수신문들이 본부노조를 마치 보수야당의 2중대로 폄훼하는 상황까지 연출된 것에 대해 같은 동지로써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국무총리실에서 나왔다 하더라도 그 파괴력이 큰 만큼 지금부터라도 신중해야 합니다. KBS 방송 강령 제9항 “정부나 공공기관, 사회단체, 기업 등이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서는 진실여부를 가리도록 노력하며 그러한 기관의 일방적인 선전에 이용되지 않는다.”는 조항을 우리 모두가 곱씹어 봐야합니다.

         

    저는 KBS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 즉자적으로 투쟁 방향을 정하는 것이 녹록치 않음을 직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 국면에서 지배구조개선 투쟁만이 모든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유일한 깃발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상 지금의 새누리당, 민주통합당으로 양분되는 구도가 계속 이어지고 KBS 사장 선임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누가 집권하든 보수 정당에서 임명한 또 한 명의 낙하산 사장이 올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결단코 그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만나는 본부노조 소속 선후배님들과 조합원 동지들 역시 지배구조개선에 공감하면서도 다만 그 실현가능성에 질문을 많이 던지곤 합니다. 당연합니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정치권에서 그 정치적 입장을 막론하고 지배구조개선에 대해 원칙에서는 공감하고 있는 만큼 그 투쟁은 사실상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판단합니다.

         

    지배구조개선 투쟁이 쉽지만은 않지만, 조합원 동지들이 단결하고 투쟁하면 반드시 승리합니다. 우리의 투쟁이 시작되면 반드시 끝장을 보겠다는 것 역시 본부 노조 동지들께도 약속합니다. 현재 투쟁의 방법은 다르더라도 정치 독립적 KBS를 바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으로 믿습니다.

         

    또 하나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투쟁의 화살을 같은 노동자에게 돌리는 것은 신중했으면 합니다. 열정의 과잉으로 인한 오조준은 공영방송의 정치독립이라는 전선에서 같이 서야 할 동지의 가슴에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본부노조 조합원들이 길지 않은 시간에 대통합과 지배구조개선 투쟁에 함께 하리라 굳게 믿고 있으며 인내와 신뢰를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4월입니다.


    다시 한 번 KBS를 전리품으로 노리는 세력들에게 반격을 가할 역사적 순간이 오고 있습니다.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2012년 4월 2일

         

    KBS 노동조합 위원장 최 재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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