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KBS 노동조합
노동조합 가입서 익명게시판
  • 뉴스&이슈
  • 공지사항
  • 뉴스&이슈

    공지사항

    ▣ 본부노조 동지들 그리고 KBS노동조합 조합원 동지들께 드립니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18회   작성일Date 22-09-27 17:30

    본문

    ▣ 본부노조 동지들 그리고 KBS노동조합 조합원 동지들께 드립니다.
                                                     
                                                                     - 통합위원장 선거 및 신임투표에 대해

    안녕하십니까 동지여러분, KBS 노동조합 위원장 최재훈입니다. 

    제가 얼마 전 요즘 대세라는 '나는 꼼수다' 몇편을 다운받아 듣게 됐습니다. 그 중에 노회찬 씨가 출연하여 진보신당과 민노당의 통합논의가 일단 무위로 돌아간데 대한 소회를 밝히는 부분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직설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그의 발언 행간에서 '통합'문제에 대해 우리 KBS의 상황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문제는 국민들을 덜 믿었고, 함께 하는 사람들을 덜 믿었고, 자신도 덜 믿었다. 문제는 나 자신에게 있는데 국민 탓을 하거나 자신이 그리는 그림은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문제였다. 같은 편이면서도 편을 가르고 딱지를 붙이거나 계속해서 모아나가기 보다는 다른 생각을 가졌다고 딱지를 붙이고 잘라나가는 뺄셈정치가 잘못이었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많이 반성했습니다.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공동신임투표와 통합 선거 문제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본부노조에서 사장 공동신임투표를 제안했고, KBS노동조합은 긴급 비대위를 개최하여 시도지부장, 중앙위원들이 열띤 논의 끝에 이 기회에 통합위원장 및 공동신임투표를 동시에 실시하여  2년간의 상처를 봉합해보자는데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미 노보를 통해 밝힌 바처럼, 하나의 집행부하에서도 지루한 시간을 끌며 끝장 투쟁으로 가야할 사장퇴진 및 선임투쟁과정에서 분란은 불 보듯 뻔한데, 하나의 회사 안에 있는 두개 조직의 연대 투쟁이란 '비슷한 사람들끼리 서로 다름을 확인’하는 형국으로 끝날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노파심과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제안에 대해 본부노조에서는 통합 이전에 사장신임투표와 공동투쟁을 통해 신뢰를 쌓는 게 먼저이며 지난 2년간 통합논의를 할 만큼 상처가 치유됐다고 볼 수 없다는 답을 했습니다. 

    그리고, 통합논의를 '낡은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 이미 돌아갈 배를 불태웠다'는 표현을 통해 부정적임을 밝히셨습니다. 

    저와 부위원장, 집행부 그리고 13대 비대위원들이 통합위원장 선거를 한다면 불출마와 사퇴를 하겠다고 해도 그것은 신뢰를 쌓는 행위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또, 동시 선거 및 신임투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한 것이며, 조직변경투표가 우선해야하고 본부노조 조합원 동지들은 조직 변경투표를 하면 부정적일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습니다. 

    그래서 '조건 없는' 공동신임투표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통합위원장 선거야 말로 '조건 없이' 가능한 빨리 이뤄져야 합니다. 본부노조 뿐 만 아니라 KBS 노동조합 역시 산별노조 가입으로 조직변경 투표를 한다면 집행부가 노력은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가결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2011년부터 줄곧 사장신임투표를 미뤄가며 진행했던  KBS노동조합의 KBS수신료 현실화와 KBS 사장선임구조개선(지배구조개선) 동시 쟁취투쟁에 대해 KBS출신의 언론노조위원장이 극단적인 표현을 써가며 비난했고, 또 노동조합이 주장하는 1공영1민영렙 주장에 대해 언론노조가 사실상 MBC 사측과 노조의 애매한 입장을 껴안으며 1사1렙으로 선회하는 것을 보면서 소수자와 약자의 연대라는 산별 정신을 훼손하여 시민단체로부터도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외적인 조건을 무시하고 조직변경 투표 분위기를 무르익기 기다리기보다는 양 노동조합 집행부의 정치적 결단이 선행되어야 하며 추후 조직변경 등의 논의는 통합 집행부 주도로 진행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외부 노동운동가들의 자문도 그렇고 비대위원들 대다수의 일치된 생각이었습니다. 

    시간은 결코 우리 편이 아닙니다. 설사 저와 집행부를  믿지 않더라도 대다수 KBS노동조합의 조합원 동지들을 부정하면 안 되고,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본부노조 조합원 동지들을 믿는다는 전제가 없다면 사실상 이후의 통합 논의는 또 하나의 분란으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KBS 조직에서 사상이나 노선 투쟁으로 가야한다면 피터지게 주요현안에 대해 구체적 논쟁을 해야 할 것이지만, 저는 KBS의 내부 구성원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좌와 우가 분명하게 가려진다고 보지 않습니다. 

    KBS는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낙하산 사장이 온다는 점과 구성원은 바뀌지 않는데도 필연적으로 그 구성원들이 제작하는 보도와 프로그램들이 공정성 논란에 빠진다는 것, 그리고 수신료의 불확실성과 무한 광고경쟁시대에서 재정을 어떻게 안정화해야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데도 현재의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라는 보수 정당은 물론 대안이 되어야할 진보정당에게 기대할 여력이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KBS 정치/자본독립의 과제를 바로 우리가 풀어야 한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신임투표의 문제입니다. 

    12대 KBS 노동조합은 사장 선임 1년이 되는 시점, 즉 작년 11월에 신임투표를 하기로 김인규 사장과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1차적으로 그 기회를 놓쳤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13대 노동조합이 출범하여 가열차게 밀어 붙인 수신료현실화와 지배구조개선 투쟁과 관련해 시민사회와 국회를 설득시키는 과정에서 그 시점에 사장신임투표를 바로 진행할 것인가에 대해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김인규 사장과 정치권을 압박하여 정치/자본독립을 위한 법제화 투쟁을 진행시키는데 사장신임투표는 시기상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수신료 인상안의 국회처리과정이 우여곡절 늘어지면서 신임투표 시점을 놓쳐버린 것은 집행부의 중대한 실수였습니다. 인정합니다. 

    지난 6월을 돌아봅니다. 모두가 비현실적이라고 가볍게 넘길 때, KBS 노동조합이 명운을 걸고 전념했던 지배구조개선 투쟁이 정치권에서 처음으로 논의가 되고, 구체적으로 민주당 정장선 의원 발의로 관계 법안이 문방위소위로 직행되는 등 극적으로 여야합의가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수신료 인상과 지배구조개선 동시 표결 합의'를 깬 민주당사 앞 항의집회에 사측이 밥숟갈 얹겠다며 끼어들면서 일부 외부 언론이 조합원들을 수신료 인상에만 눈이 먼 좀비들의 항의시위로 매도할 때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습니다.

    그러한 일부 언론의 인상 비평적인 취재 탓도 있지만, 이후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대 보수정당들의 정략에 의해 수신료 논의는 수신료산정위원회 등 새로운 이슈에도 불구하고 난항에 부딪쳤고 이제 사장임기가 1년 밖에 남지 않는 시점에서 신임투표의 시기와 방법에 대해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새롭게 제안합니다. 공동 신임투표와 통합위원장 선거를 동시에 하는 것은 ‘새노조가 출범한 이유가 아직 여전하고 힘을 내야할 이유가 더 커졌’고 ‘2년 전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으므로 불가하고, 그 상처의 원인이 저 때문이라면 저 역시 또 하나의 결단을 하겠습니다.

    본부노조 동지 여러분, 먼저 적어도 지배구조개선 투쟁만큼은 공동으로 해봅시다. 여기에 대해서 몇 차례 제안을 드린 바 있고 그 당위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리라 믿습니다. 

    다만 선진공영방송사의 사장선임방식보다는 아직도 한국적 현실을 비추어 볼 때, 한나라당이 아닌 야당의 집권으로 사장이 방송독립에 대한 논란이 없는 자가 들어올 때를 기다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지난 정권시절을 돌이켜보면, 어떤 사장이 들어오더라도 정권의 대리인 노릇하는 것은 물론 사내에 학맥과 인맥 등 줄서기를 하는 역효과를 뻔히 봐온 터라 정권이 바뀌길 기대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그리고 조합원 동지 여러분, 13대 KBS노동조합은 통합을 기치로 출범했습니다. 그래서 저를 포함한 집행부가 통합에 대해 더 이상 조합원 동지들께 그리고 KBS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설득력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없다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시 신임투표와 통합위원장 선거 제안이 사실상 물 건너 간 이상 정세를 오판한 책임도 분명히 져야 하므로 그 시기가 더 빨라졌다고 느낍니다. 아마도 내년 상반기내에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통합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다면 통합을 이뤄낼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지나친 기우는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보여주신 중앙위원 및 시도지부장 동지들의 역량을 볼 때 얼마든지 잘 치러낼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본부노조 노보 59호를 다시 펴봅니다.
    공영방송이 바로 서야할 필요성에 대한 절절함이 배어 있음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통합은 ‘낡은 세계’로의 회귀도 아니고 ‘돌아갈 배를 불태워 버렸다’고 할 만큼 모든 구성원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확신합니다. 

    노동조합은 단순합니다. 싫든 좋든 안에서 지지고 볶는 과정을 겪더라도 외부적으로는 단일대오를 유지해야 저들로부터 단 하나라도 쟁취하는 길이요, 내부적으로 동지들끼리 이해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버는 길입니다. 

    노회찬 씨의 말마따나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뺄셈정치 보다는 설득하고 설득당하는 덧셈정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얼마 전 노동조합 사무처장이 개인적 소감을 밝힌 바 있으나, 결국 모든 책임이 있는 저에게 답변을 바라는 것으로 판단하고 저와 집행부의 생각을 제가 정리했습니다. 

    통합을 위해서는 저와 집행부 모두 남은 임기에 연연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힙니다. 

    KBS 모든 동료 선후배님, 그리고 조합원 동지여러분.
    어느 덧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사실상 금년의 마지막 노사협의회는 인력 문제, 지역 문제와 더불어 제도 개선에 치중하고 싸우겠습니다. 마지막까지 지켜봐주시고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1. 11. 15. 아침.

    KBS 노동조합 위원장 최재훈 드림.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