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성명서 ◆ 품격 잃은 국감, 정치권 간섭 최소화 시급하다
페이지 정보

본문
품격 잃은 국감, 정치권 간섭 최소화 시급하다
올해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를 지켜본 국민들과 KBS 구성원들은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 없었다. 피감기관에 대한 건전한 지적과 제언은 찾기 어려웠고, 위원장 중심으로 한 각종 논란과 정쟁이 국감장을 뒤덮었다. 어처구니없는 지적도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그 대표적인 게 바로 ‘직원 1,000명 감축설’이다.
외부 사람들끼리 나눈 대화 녹취를 바탕으로 지난 정권 대통령실에서 박장범 사장에게 직원 1,000명을 감축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요지다. 너무나도 현실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이다. 허무맹랑한 주장을 넘어 헛웃음마저 나오게 만드는 대목이다. 직원의 1/4을 자르는 게 가능한 일인지 되묻고 싶다. 공영방송을 넘어 사기업에서도 하기 힘든 수준이다.
의혹의 논거로 제시된 녹취에는 KBS에 영향을 끼칠 그 누구도 등장하지 않는다. 현재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사람과 한 가수라고 한다. 이게 국정감사의 수준인가? 채택된 증인과 녹취, 그에 따른 대규모 직원 감축설 의혹 모두 조악하다.
직원들의 안전을 위한 촬영 보조 인력의 확보와 특정 간부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의혹 제기는 충분히 의미있는 지적이지만, 직원 1,000명 감축설 의혹 제기에 모두 잠식되고 말았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공적 회의장에서 언급하고, 이를 통해 정치적 해석이 덧붙여지는 것은 국정감사의 품격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다. 공영방송의 인사와 운영이 정치적 공격의 소재로 이용되는 현실은 국민 앞에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이번 사안은 ‘품격을 잃은 국감’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확인되지 않은 발언 하나로 공영방송의 명예가 흔들리고, 구성원들의 사기가 꺾이며, 국민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국정감사가 책임 있는 감시의 장이 아닌 정치적 공방의 무대로 변질되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KBS 노동조합은 정치권이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모든 시도를 중단하고, 방송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공영방송은 정권의 소유물이 아니라 국민의 자산이며, 정치적 이익이나 갈등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의 과도한 간섭을 최소화하고, 공영방송의 운영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이와 함께 정당한 국감 지적사항에 대한 회사 측의 신속한 피드백도 요구한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현장의 실질적인 문제로 촬영보조 인력 부족 문제도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KBS가 주요 방송사 중 ‘2인 1조 촬영 원칙이 가장 지켜지지 않는 방송사’라고 지적된 점은 그 어떤 것보다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회사 측은 즉시 필요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안전한 제작 환경을 조성하는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또, 인사 과정이나 프로그램 편성 등에서 외부의 입김이나 비공식적 영향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일부 사례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 공영방송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불적절한 처신이나 외부 개입 의혹이 확인된다면 그에 대한 조사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는 책임 추궁을 넘어, 공영방송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KBS 노동조합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부터 공영방송의 명예를 지키고, 정치적 압력에 굴하지 않는 독립 언론으로 서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우리는 이번 일을 계기로, KBS가 진정으로 국민만을 바라보는 방송, 품격과 진실을 지키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길 강력히 촉구한다.
2025년 10월 30일
- 이전글◆ [KBS노조 전북도지부 성명] 기계적 배분도 못하는 인사, AI 혁신에 맡겨라!! 25.11.07
- 다음글◆ ‘수박’ 문자, 이것이 바로 정언유착의 민낯이다 25.11.0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