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추위 의지 없는 이사회 사장공모

국민을 기만하는 요식행위일 뿐이다 !

 

 

KBS 이사회가 오늘 ‘한국방송공사 사장 후보자 모집 공고’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KBS가 보다 수준 높은 공적 책임과 공익성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도덕성과 역량을 갖춘 사장 후보를 다음달 10일까지 찾는다는 게 주 내용이다.

 

이를 위해 이사회는 ‘방송법 제48조 공사의 이사가 될 수 없는 결격사유’를 그대로 준용한 KBS 사장의 ‘결격사유’와 공공성, 독립성, 전문성, 경영능력, 도덕성 등을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심사기준’을 제시했다. 심사기준에서 리더십이 제외된 것 말고는 ‘있으나 마나 한’ 결격사유와 ‘모호한’ 심사기준은 2006년 사장 공모 때와 토씨하나 다르지 않다. 혹여 이번 사장 공모가 ‘낙하산 논란’을 초래했던 당시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당시 이사회는 조합의 요구로 구성된 사추위를 일방적으로 깨고, KBS 사장 공모에 지원한 13명을 대상으로 지금과 똑 같은 ‘결격사유’와 ‘심사기준’을 적용해 면접 심사한 뒤 투표로 정연주 후보를 최종 임명 제청자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야당 추전 이사 2명이 “이사회가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파행적으로 운영됐다”며 사퇴했고, 정연주 후보의 ‘방송의 전문성과 공영방송 재원의 개선의지’ 등이 높이 평가됐다는 이사회의 제청 사유는 국민과 공영방송 구성원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했다. 결국 당시 이사회는 ‘정권의 거수기, 심부름꾼’으로 전락했다는 혹독한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현 이사회는 자신들의 권한 침해 등을 들어 아예 ‘사추위 구성’ 자체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이사회가 되겠다는 공언이 공염불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밀실에서 비공개적으로 ‘先 내정방식’으로 이뤄져 온 사장 선임의 한계성을 극복해 보자는 KBS 노동조합의 공개면접 실시와 구체적인 평가기준 제시 요구 등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이다. ‘이사회의 합의’를 존중하는 특별 다수제 도입에도 무소신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치 독립적 사장 선임’을 위한 추가적이고 제도적인 보완 장치 없이 이뤄지는 사장 공모는 절차적 정당성만 얻기 위한 요식행위임은 이미 역사적으로 검증된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이사회는 KBS 노동조합의 요구사항들을 수용할 의사가 없다면 아예 사장 공모를 집어치우고, 정권의 낙점을 기다려라. 그게 조합의 정당한 요구를 시간끌기와 꼼수로 피해가려는 이사회보다 더 떳떳해 보일 것이다.

 

이사회에 경고한다. 알량한 사장 공모 하나로 KBS의 정치 독립을 염원하는 국민과 공영방송 구성원들을 기만하지 말라. KBS 최고의결기구에 걸맞게 정치 독립적 사장 선임에 무한책임을 져라.

 

개별적으로 공영방송에 깊은 애정을 보여 온 이사들을 믿고 기다려 온 KBS 노동조합과 5천 조합원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사회가 다시 한 번 정파성과 당리당략에 좌고우면하는 실망스런 모습을 국민과 공영방송 구성원들에게 보인다면 전방위적인 퇴진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둔다.

  

2009년 10월 28일

KBS 노동조합


Posted by KBS 노동조합 KBS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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