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악법 저지 승리

조직화된 국민투쟁의 산물

 

 

결국 집권여당이 손을 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어제(929)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을 철회했다. 민주당은 야당과의 합의안 타결에 실패하자 올해 말까지 활동하는 국회 내 특위를 만들고 언론중재법을 포함한 정보통신망법, 방송법, 신문법 등을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특히 법안 처리 시한을 못 박지 않아 연내 처리가 사실상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대한민국 언론자유를 심대하게 훼손할 수 있는 악법 중의 악법이다. 그래서 언론독재법, 언론재갈법, 언론봉쇄법으로 언론, 시민, 현업단체의 집중적인 규탄을 받았다. 가짜뉴스 잡는 척, 진짜뉴스 죽이는 법! 탐사보도의 씨를 말리는 법! 등으로 불리며 즉각적으로 원천폐기 되어야 할 악법으로 규정됐다.

 

각론으로 들어가보면 국민들의 알 권리를 차단하고 언론인들의 자유로운 취재활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법이었음을 알 수 있다.

 

 고의중과실 추정

 

이 법안이 만일 통과되었더라면 우리나라 기자나 피디는 취재원들과의 취재원 비밀보호 약속을 지킬수 없게 될 뻔했다. 이렇게 된다면 고위 공무원 권력, 대기업 권력 등 내부에서 알려지는 딥스로트(Deep Throat) 제보의 길이 원천적으로 차단당할 수 있다. 미국의 닉슨 워터게이트 사건,  박종철씨 고문 치사사건, 최서원 보도사건, 화천대유 돈 잔치 사건 등은 아예 세상에 알려지지 못했을 것이다. 국민들의 알 권리가 원천적으로 차단당할 뻔한 것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이 법안이 통과되었더라면 대한민국 기자나 피디를 포함한 언론사주들은 항상 돈 폭탄 공세에 전전긍긍하면서 정부권력과 산업자본권력의 눈치나 살피게 되었을 것이다. 혹자들은 미국에선 징벌적 손배제가 실행되고 있다면서 이 사태초기부터 집권여당 편을 은근슬쩍 들었다. 그런데 돈 폭탄을 때리면서 언론인을 인신 구속까지 하는 나라는 없다. 한국의 언론인들은 기사 잘 못 썼다며 형사구속도 되는 나라다. 그런데 거기에다 돈 폭탄까지 때리겠다는 못돼먹은 발상이 집권여당의 징벌적 손배제였다.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586 국회의원 뱃지 들이 즐비한 민주당에서 어떻게 이런 발상이 제도화될 뻔 했을까? 군사정권이 무력으로 언론을 탄압했다면 현 집권 민주당은 돈 폭탄으로 언론인들을 때려잡으려 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다.  

 

 기사열람차단청구

 

허위기사나 가짜뉴스에 대한 언론의 공공적 책임강화라는 측면에서 끝까지 논란이 된 쟁점이었다. 다만 현행 정보통신망법이나 언론중재위원회, 민형사상 손배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라는 제도적 규제 장치를 통해서도 충분히 언론의 공공적 책임을 따질 수 있다는 반론도 강하게 제기됐다.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퇴임한 고위 공무원들이 이 조항을 악의적으로 악용할 경우를 상정해본다면 이는 언론자유를 심대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확보한 게 사실이다. 국민들의 알 권리가 근본적으로 훼손당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라는 점도 설득력을 얻었다.

 

이번 악법저지 투쟁에서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는가? 이 점은 두고두고 살피고 교훈을 삼아야 한다.

 

 조직화된 국민들의 투쟁

 

<언론독재법 철폐투쟁 범국민 공동투쟁위원회> 활동만 보더라도 수많은 시민단체 대표들과 대학생, 교수단체, 법조인단체 등이 가세해 국회 앞 필리버스터 활동 등 악법저지 투쟁을 조직적으로 벌였다. 길게는 15시간씩 적게는 10여 시간씩을 쉬지 않고 반대발언을 이어가는 범국민 필리버스터 투쟁을 이끌어냄으로써 조직화된 국민들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전 세계에 보여주었다. 이는 신문방송 현업자 중심의 단체보다 더 강력한 힘을 보여주었다. 기자나 피디 현업자는 국민들 위에 있지 않다. 국민들이 대한민국 주권자들이고 기자나 피디는 국민들을 섬기는 언론자유 지팡이 일 뿐임을 잊으면 절대 안 된다.

 

 전 세계 언론인들의 지지투쟁

 

이번 범국민 공투위가 벌인 국회 앞 필리버스터 투쟁과 프레스센터 토론회 투쟁행사에는 수많은 해외 언론인들이 취재활동을 벌였다. UN 칸 특별보고관의 입을 빌리지 않더라도 많은 해외언론인들은 왜 자유국가인 한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나?” 를 물으면서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그리고 범국민 저항투쟁 소식을 전 세계로 타전했다. 서투른 한국어로 질문했고 부족한 영어로 서로 소통했지만 눈빛만으로도 언론자유가 세계 인류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만드는 국제적 네트워크가 강화되는 결과물까지 만들어냈다.

 

이번 악법을 강행하려한 집권 민주당 출신의  노무현 대통령은 생전에 이렇게 언급한 바 있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이라는 그의 명언이다. 이는 이번 언론중재법 개정안 악법저지 투쟁과정에서도 유효하다. 바꾸어 말하면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거꾸로 언론자유를 무너뜨리려는 집권여당 권력에 굴복하거나 심지어 편승할 경우 얼마나 퇴행적이고 아찔한 무법 세상이 올 수도 있는지를 이번 투쟁과정에서 우리는 목도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악법저지는 전적으로 조직화된 국민들의 승리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다. 언론자유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지탱하고 지켜가는 소중한 물과 공기와도 같은 존재이다. 이를 빼앗으려는 여당 권력과 이를 지키려는 조직화된 국민투쟁과의 한판 싸움이 이번 악법저지의 본질이요 핵심이었다. 결국 조직화된 국민이 승리했다.

 

국민 義兵(의병)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

 

집권 여당은 혹시라도 언론독재법, 언론재갈법, 언론봉쇄법을 다시 들고 나와서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어지럽히지 말라. 그런 사태가 재발된다면 조직화된 국민의 투쟁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나라가 위기가 처하게 되면 바로 일어서는 임진왜란 義兵(의병)과도 같은 국민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음을 집권여당은 명심하길 바란다. 언론악법을 저지하려는 국민 의병들은 언제든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음을 잊지 말라.

 

대한민국 언론자유 만세

 

 

2021 9 30

Posted by KBS 노동조합 KBS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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