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의 3대 조건

독립성, 세대교체성, 지역대표성

 

 

공영방송 이사의 조건은 무엇일까? 특히 KBS 이사의 적합조건은 무엇일까를 심각하게 고민하게끔 하는 시절이다. 최근 강규형  KBS 이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무효 2심 소송에서 승소한 사건은 KBS 이사의 조건을 다시금 심각하게 뒤돌아보게끔 하는 중대사건임에 틀림없다.

 

KBS인들은 최근 10여년 정권 교체 시기에 두 차례의 큰 아픔을 겪었다. 첫 번째 사건은 이명박 정권이 정연주  KBS 사장을 쫓아내는 데 앞장섰던 지난 2008 8.8 사태였고 두 번째 사건은 KBS 내부인들이 임기가 남은 고대영  사장을 축출하는 데 앞장서면서 KBS인들끼리 극도의 분열을 보인 사건이다.

 

공영방송에 대한 정권의 지배 욕구는 채웠을지 몰라도 KBS인들의 가슴 속엔 치유하기 힘들 정도의 큰 상처가 남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 사례가  정권으로부터 추천받은 이사들 2~3명을 핀셋 공격 해서 뽑아버리고 그 자리에 새로 들어선 정권이 추천한 이사들을 낙하산으로 투하해 KBS 사장을 갈아버리는 행태였다. 강규형  이사를 뽑아버린 자리에 김상근  이사장을 낙하산 투하해 고대영을 축출하고 양승동을 사장으로 앉혀버리는 그런 작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공영방송 KBS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런 사태 속에서 집권 여당 측이나 KBS 내부 구성원들이 핀셋 공격을 한 이사들의 반응을 보면 놀라울 정도의 적나라한 민낯이 드러난다.

 

모 이사의 경우 자신에게 행여나 사소한 인신공격이 가해진 경우 KBS 이사로서의 책무선언은 내팽개치고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이사직을 던져버리는 수가 많았다. KBS 이사라는 자들의 학자적 양심이나 직업소명이 땅에 떨어졌음을 목격하는 수가 많았다.

 

그런 측면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법적소송을 걸어 2심까지 해임무효 소송을 승소로 이끈 강규형 이사 같은 경우는 아마도 공영방송 언론사에 두고두고 기록될 사건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이 사건은 공영방송 KBS의 이사는 아무나 해선 안 된다는 큰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KBS 이사의 의무와 책임은 막중하고 확실하다. KBS 사장권력이 시청자인 국민을 기만하고 공영방송 KBS를 정권홍보의 도구로 전락시키지 않는지를 밀착 감시하는 유일한 합법적 기구이기 때문이다.

 

이는 여권 또는 야권 추천 이사들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KBS 이사는 그런 측면에서 국민 전체의 공익과 공정방송, 지역대표성을 담보해내는 감시 견제기구의 역할을 하는 것이 필연적인 숙명일 것이다.

 

KBS노동조합은 앞으로 선임될 공영방송 KBS 이사가 아래와 같은 3대 조건에 부합한 인물들로 추천되고 선임되길 바란다.

 

 독립성

사장권력을 밀착감시하고 견제하는 독립성이 요구된다. 여야 추천 이사 모두에게 해당되는 조건이다. 여권 추천 이사라고 해서 집권 여당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하려는 KBS사장 권력과 장단을 맞추고 같이 놀아난다면 그건 해사행위이고 배임행위일 것이다. 또 야권 추천이사들도 마찬가지다. 양승동 편파방송을 공정방송이라고 위록지마 식으로 알 수 없는 헛발질을 하거나 표결 때도 갈지 자 행보를 보였던 모 이사들은 정체성이 의심스러운 인물들이 아닐 수 없었다. 이사회 회의록에 모든 기록은 남았고 영원히 따라다님을 잊지말라!

 

사사건건 정권의 입장을 옹호하거나 특정 정파적 관점에 줄을 선 교수, 시민단체 활동가도 곤란하다. 민언련 민노총 기타 좌파와 우파 시민단체에서 얼쩡거리면서 특정 정파에 줄을 섰던 자들은 아주 곤란하다 할 것이다.

 

새로 선임될 이사의 제1조건은 그래서 KBS 사장권력에 대한 즉각적인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하는 투쟁성이 가미된 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KBS인들이 지난 4년간 양승동 체제의 폭정과 보복정치에 신음하고 레지스탕스 식의 소송전을 벌일 때 어디에서 뭘 하다가 정권교체기가 다가오자 슬금슬금 얼굴을 들이대는 이사 후보들이 있다고 한다. 행여나 KBS 내부에서 활개 치는 사조직이나 술자리, 접대골프 모임에서 형, 아우 부르는 자들과 영합해 정권 교체 시기에 자신의 경력관리에 좋다는 KBS 이사 자리 한번 꿰어 차보자는 식으로 이사직을 노리는 인물들이 있다면 그쯤에서 그만 두길 바란다. 나오는 순간 그동안 뭘 했는지, KBS를 망친 인적 네트워킹과 끊임없이 뒷거래해온 그들의 역사가 만천하에 공개될 것임을 경고한다.  

 

 세대교체성

이는 나이나 연령만의 세대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KBS 이사는 이제 새로운 마인드를 가진 인사들로 채워져야 한다.

 

양승동 체제 하의 이사회 회의록을 보라. 편파방송, 인사참사, 막장경영의 끝판왕을 보여준 양승동 체제에 대한 엄정한 감시와 견제가 제대로 이뤄졌는가? 이대론 안 된다.

 

KBS 이사회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여권 추천 이사였지만 KBS 보도에 대해 불공정성을 비판한 모 이사의 사례는 세대교체의 방향성이 어떤 것인지를 암시하는 중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여권 추천 이사라고 해서 항상 사장 권력에 대한 거수기 역할만 하면 곤란하다. 필요에 따라 사장권력을 엄정하게 따지고 비판해야 한다. 또 야권 추천이사라고 해서 무조건 정략적으로 비방하고 흔들어대면 그것도 아주 곤란할 것이다. 특히 수신료 인상과 같은 아젠다는 여야 추천 이사의 구분 없이 우리나라 공영방송의 생태계를 살릴 수 핵심 아젠다임을 명심하라. 또 다시 수신료를 정략적인 목적을 위해 팔아먹을 각오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역대표성

그동안 KBS 이사들은 거의 대부분 수도권 출신이나 거주자들로 채워져 왔다. KBS수신료의 절반이 비 수도권 지역에서 징수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건 잘못되어도 대단히 잘못된 실태가 아닐 수 없다. KBS노동조합은 최근 그동안 일본 NHK나 영국 BBC 사례를 소개하면서 세계적인 공영방송사들의 이사회가 해당 지역 대표성을 중요시하고 존중하는지를 강조해왔다. 정치권도 이에 부응해 방송법 개정안 발의를 시사하면서 지역안배가 존중되고 보장되는 법안발의를 약속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이 점도 크게 변해야 할 것이다.

 

KBS 이사들 가운데 상당수를 비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거나 해당 지역과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인사들로 채워야 할 것이다. 최근 국토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 여야를 떠나 시대정신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KBS 이사회도 이런 새로운 시대조류에 부응하는 인사들로 채워지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KBS노동조합은 지난 10여 년간 초지일관 특별다수제를 통한 사장 선임제도를 주장해왔다.

 

이는 보수, 진보 정권을 가리지 않고 일관되게 견지해온 투쟁의 정신이고 산물이었다. 사내 특정노조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 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특별다수제를 주장하던 입을 싹 씻고 비현실적인 방통위의 국민추천위를 통한 사장과 이사선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래선 안 된다. KBS 내부의 구성원들의 집합체인 노동조합이란 단체가 그 때 그 때 달라요 식으로 중차대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투쟁을 벌인다면 정략적인 정치놀음 한다는 비판을 받는 일부 정치권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초심으로 돌아가자.

 

KBS노동조합은 이번 KBS 이사선임 과정에서 똑똑히 지켜보고 모두 기록할 것이다. 독립성, 세대교체성, 지역대표성이 구현되는 이사선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2021 6 28

Posted by KBS 노동조합 KBS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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