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식 정치적 독립이란

야바위의 본질을 한번 까보자

 

 

민주노총 산하 KBS본부노조가 급하긴 한가보다. 우리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특별다수제는 들은 척도 하지 않으면서, 회사의 수신료공론화위원장이나 PD 연합회, 한국기자협회까지 동원해 여론전을 한층 가열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그것을 '언론개혁'이라고 포장한다 지난 3년간 도대체 뭘 했는지, 일정상으로 한달 정도 밖에 남지 않은 기간에 방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자 하는 급원(急願)에 몸이 달아있는 듯하다.

 

우리는 웬만하면 본부노조가 주장하는 바의 본질까지 건드리지 않으려고 했다. 적어도 인간의 거죽을 쓰고 있으면 이렇게 뻔뻔하게 낯빛을 바꾸면서 정의를 참칭하는 짓을 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이 명예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고, 오로지 자신들의 권력을 영속화하는데 올 인하는 이상 우리도 그 본질을 까지 않을 수 없다.

 

본부노조는 공영방송을 정치적으로 독립시키고 그 결과 공영방송이 자율적으로 또 독립적으로 운영돼야만 공영방송 다운 정의로운 방송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듯하다. 그리고 공영방송을 독립시키려면 국회 등 정치권이 일체 손을 떼고 사장 선임을 시민들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모든 레토릭이 너무나 고도화된 정치적 술수에 지나지 않음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양승동에 대한 평가를 하고 사죄부터 해라.

 

 양승동은 그대들이 '앉힌' 사장 아니던가?

 

그런 양승동이 KBS를 이렇게 망쳐놓은데 대해서는 왜 한마디도 없나? 양승동의 무능을 몇 번 질타한 것을 제외하고는 양승동에게 퇴진을 요구한다든지, 이사회에게 책임을 지라고 요구한 적이 한 차례라도 있었나 

 

양승동을 두고 KBS 최초로 시민들이 뽑은 사장이라고 그렇게 자랑질을 했던 것에 대해서도 해명이 필요하다. 그대들의 당시의 주장대로라면 왜 이제와서 또 국민이 KBS 사장 뽑게 해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것은 어떻개 해석해야 할 까?

 

그 때는 양승동을 시민의 손으로 정의롭게 뽑았다고 프로파간다에 잔뜩 이용해먹고 나서, 이제 와서 보니 혹여 정권이라도 바뀌면 새 정권이 자신들이 쓴 꼼수를 또 쓸 수 있을 것 같으니, 아예 그럴 가능성을 차단하고 싶다는 생각이라도 들었는가?

 

 지금 이사회는 또 어떤가?

 

그들 역시 정의로운 분들 아녔던가? 그러기에 그들이 뽑은 양승동 역시 정의로웠던 것이 아니던가? 그러기에 2018 2 26 "새 사장 후보자, 촛불정신과 파업정신을 잊지 말아야"라는 성명에서 "이사회가 양승동 후보를 사장 최종후보자로 결정한 것은 새로운 KBS를 건설하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열의를 반영한 선택"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 본부노조가 요구하는 것이, 국민이 참여하고 구성원들의 열의를 반영해 사장을 뽑는 것일진데 그럼 이미 양승동을 그런 방식으로 뽑은 것 아닌가?

 

그렇게 정의로운 분들이 그토록 정의로운 방식으로 양승동을 뽑았으면, 그 결과는 당연히 좋아야 하고, 또 양승동의 후임도 그렇게 뽑아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이제 와서 오히려 방통위의 입김이 더 들어갈 수 있는 개악된 방안을 '언론개혁'이라고 우기는가? 지록위마도 너무 심한 지록위마 아닌가?

 

 양승동 체제에서 간부들은 어땠나? 보도는 공정했나?

 

간부들은 역량이 있었고 정의로웠나? 도대체 제대로 한 게 뭐  하나 있었나? 자기들끼리 자리 싸움이나 하면서 무능 자랑이나 하면서 고대영이 남겨준 1300억 원 까먹은 거 말고 도대체 한 게 뭐가 있나?

 

 KBS본부노조가 사장 선임안에서 말하는 시민은 누구인가?

 

양승동을 뽑은 시민과 다른 사람들인가? KBS이사회가 추천한 시민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천한 시민이 더 공정하다고 말하는 건가?

 

 방통위는 공정한가?

 

2008년 당시 방송통신위원장 최시중이 입에 달고 살았던 '방송의 정상화' 2018년 이효성이 입에 달고 살았던 '방송의 정상화'는 다른 진영의 목소리라는 것 말고 다른 것은 무엇인가? 지금의 한상혁은 공정한가   

 

시민이 KBS 사장을 뽑고, KBS를 운영하는 방식이 독립적이고 자율적이면, 정의롭고 공정한 공영방송이 되는가? 그건 이미 시민이 뽑은 양승동과, 차고 넘칠 정도로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운영돼왔던 KBS의 지난 3년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가?

 

지난 3년 동안 KBS의 방송과 경영, 제작은 독립적이고 자율적이지 않았었나? 만약 본부노조가 지난 3년이 자율적이지 않았고, 독립성이 훼손됐다면 촛불집회 열고, 사장 퇴진 요구하고, 파업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지금 본부노조가 주장하는 대로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되더라도 자발적인 부역이 횡횡하고, 낯 뜨거운 정권 편향적 보도와, 무능으로 점철된 막장 경영이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지난 3년이 증명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본질은 무엇인가?

 

그렇다. 정권이 바뀌고 자신들이 줄을 대지 않은 정파에 의해 이사회의 다수가 장악돼 지금 누리는 기득권을 다시 빼앗길 것이라는 두려움이 저들을 저리도 몸이 닳게 만드는 것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그렇게 하느니 차라리 지금 정부에게 KBS를 헌납하고, 나중에 정권이 바뀌든 말든 상관없이, 시민을 팔아, 국민을 팔아, 현실적으로 자신들이 내부의 다수를 점유하고 있다는 조건의 레버리지를 극대화해, 앞으로 설령 정권이 바뀌어도 지금 해먹는 한줌의 자들이 성공적으로 기득권을 유지하고, 누군가 그 기득권을 건드리려 하더라도 효과적인 진지전을 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관건은 이런 것이다. 특별다수제

 

즉 공영방송의 독립성은 외부적으로 침해를 받을 가능성을 줄이면서 동시에 내부의 자발적 부역으로 인한 공영방송의 편향적 운영도 방지해야 한다. 도대체 누가 시민인지, 방통위가 그런 시민을 정하는 것이 적절한지 등 모든 불확실성에 대한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현실적으로 가장 가시적으로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은 특별다수제 밖에 없다.

 

왜인가? 특별다수제가 관철될 경우 외부의 권력을 가진 정치세력의 일방적 독주를 견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가진자들의 광란의 질주, 우리가 지금까지 계속 봐왔던 그러한 폭주를 견제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다수제가 만병통치약은 절대 아니지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고, 내부적으로 정치적 간극을 좁혀가면서 궁극적으로 정치적 선동꾼의 놀이터가 아닌 진정한 공영방송이 되는 첫 걸음이 되지 않겠는가   

 

본부노조가 특별다수제를 모른 채 하면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이라는 수사에만 매달리는 것은, 과거 그들이 민주당이 야당일 때 특별다수제를 주장하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나서 입을 싹 씻은 행위의 연장에 불과하다. 얄팍한 꼼수 너무 뻔히 보인다. 지루하다. 그만 하자.

 

우리도 지난 3년간 본부노조원을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된 방송과 경영이 공정하고 정의로웠다면 본부노조의 주장에 반대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난 3년이 어땠고, 그 결과가 어떤지는 모든 KBS인과 대한민국 국민들이 다 알고 있지 않은가?

 

 이제 와서 또 사기를 치려고 하는가 

 

자신들이 3년 동안 정권의 주구노릇을 해 놓고서 이제 와서 정치적 독립을 법률적으로 보장해달라는 것 만한 자기 모순적인 주장을 우리가 본 적이 있던가?

 

본부노조는 후견주의를 배척하자고 한다. 그런데 자발적 부역을 모른 채 하면서 대외적 압력의 가능성만을 기계적으로 배제해달라고 징징대는 모습 지체가 오히려 후견주의에 찌든 현실을 폭로한다.

 

지금 실질적으로는 방송을 정권에 헌납하자면서 그것을 공영방송의 독립을 기계적인 법률적 장치로 만들어달라는 식으로 포장하고 아우성치는 것이야말로 민주적 전제정치를 거대 후견주의 권력이라면서 두려워하던 토크빌의 우려를 입증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애초에 회사 안에서 권력을 잡은 자들이 권력과 거리를 두고 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에 충실했다면 국회에 정치권의 압력을 배제해달라고 징징댈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기계적이면서 기만적으로 보이는 외부의 압력 배제장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황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특정의 정치적 견해만이 득세하지 못하도록 하는 견제와 균형의 장치를 만드는 것이며, 특별다수제는 그것에 다가가기 위한 가장 확실한 한 걸음이라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다.

 

 본부노조의 주장은 본부노조 출신 한줌의 권력집단, 정권의 앞잡이 집단이 먹이사슬의 최상단에서 회사를 농단하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정치적 부역을 지속하고 개인적 이익을 극대화 하고 싶다는 소망 이상으로 해석하기 힘들다.

 

본부노조원들이여, 기소불욕(己所不欲)이면 물시어인(勿施於人)이라는 공자님의 말이나, 자신의 행위가 다른 누구에게라도 보편타당하게 받아들여지도록 하라는 칸트의 도덕률까지 들이대진 않더라도, 스스로 한번 생각해보라. 기껏해야 언론노조 등 586 운동권 네트워크에 줄을 댄 양승동아리 한 줌의 인간들이 지금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몇 년 더 해먹겠다는 이따위 허접한 꼼수가 그대들에게는 진정 아무 문제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가 

 

 한 번 속으면 속이는 자가 나쁘지만, 두 번 속으면 속는 자도 책임이 있다.

 

이 같은 사기에 두 번을 놀아난다면, KBS 직원들의 일터는 황폐화될 것이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다시는 그럴듯한 공영방송을 가지기 어려울 것이다

 

KBS 사장선임제도의 방향은 간단하다.

 

양승동 체제처럼 양심도 없고 무능하기 짝이 없는 세력이 다시는 KBS 근처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본부노조의 주장은 제2의 양승동을 불러올 뿐이며, 특별다수제를 하면 지금 KBS를 호시탐탐 노리는 제2의 양승동들은 마음을 접게 될 것이다.

 

 

2021 5 24

Posted by KBS 노동조합 KBS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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