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텀궁 노래방에서 시작해

정유라로 마감하는 양승동 3

이제 끝장내자!

 

 

세월호 참사 7주기다. 국가권력의 총체적 무능과 사회에 만연된 부패에 희생된 304명 꽃다운 영혼에게 애도를 표한다.

 

살아있었다면 20대 청춘으로 오늘 화창한 봄날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던 그들이지만, 세월호 참사는 희생자들은 물론이고 살아남은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영원히 치유되기 어려운 고통으로 남아있다.

 

다시 한 번 희생자와 유가족 그리고 사건 관련자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우리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해야 하는 이유는 참사 자체에 따른 고통과 슬픔 때문만은 아니다. 어쩌면 그들은 사고에 의해 희생된 것도 모자라, 정치적 이익을 위해 어떤 집단에게 또 다시 이용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 때문이다.

 

세월호는 참사 자체로도 큰 상처이지만, 그 후유증도 대한민국에 사고 못지않은 큰 여파를 남겼다. 사고 대응 과정에서의 총체적 무능은 결국 박근혜 정부의 몰락을 불러왔고 이후 압도적인 진보 우위의 정치지형이 형성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대통령 문재인은 세월호의 희생자들에게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했고, 친 정권 매체와 관변단체들 그리고 진보 선동가들에게 세월호 참사는 끝없는 의혹제기를 통해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때 대대적으로 제기됐고 또 전 정권의 전복과 이후 덮친 대대적인 정치보복의 배경이 됐던, 마치 세월호가 엄청난 음모의 희생양이거나, 전 정권의 의도 혹은 최소한 어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고라는 식의 수많은 의혹들 가운데 규명된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정권이 수립된 지 4년이나 됐고, 대한민국의 주류까지 바꿀 기세로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한 정부가 유독 세월호에 관해 그간 제기됐던 수많은 의혹에 대해 규명한 것이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은 어떤 의미인가?

 

그런 의구심은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을 보면 더욱 커진다.

 

희생자들이 물속에서 죽어가고, 단 한명이라도 구할 수 있을까 온 국민이 마음을 졸이던 그 날 저녁, 부산 해운대의 잘 나가는 유흥가에 있는 센텀궁 노래방에서 카드를 긁은 남자가 있다.

 

상식적인 보통 사람이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행위를 한 그 자의 이같은 행위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 자는 이후 정권이 바뀐 다음, 그 정권과 밀착돼있던 노조가 기존의 공영방송 사장을 사실상 다수의 압력으로 축출한 다음 새로 뽑는 사장 공모에 지원한다.

 

그리고 자신이 마치 노래방에서 카드를 긁으면서 희생자들을 생각하기라도 한 것처럼 면접장에 세월호 리본을 달고 나타난다.

 

Catch me if you can 혹은' 미스 리플리'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제 정신이 아니라면 보통 사람들은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있으면 차마 할 수 없는 행위지만 그에게는 거리낌이 없어보였다.

 

그것도 모자라 그는 자신과 자신을 밀어준 집단이 정의롭고 공정하다는 둥 모든 도덕적 윤리적 가치마저 독점하고, 정권에서 벌어진 것과 똑같은 과거 책임자들에 대한 보복 행위에 몰두하게 된다.

 

그 광기에 대한 평가가 어제 법원에서 나왔다.

 

근로기준법 위반 벌금 300만원. 검사가 약식 기소한 것을 판사가 사안의 위중함을 보고 정식재판에 회부했고, 검사가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는데도 판사가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럼에도 양승동은 "규정 제정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미비점에 대해 법원이 유죄를 선고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자위를 하고 있다.

 

면접장에서의 세월호 리본을 보면서 어느 정도 감지했던 그의 정신세계는 어제까지도 전혀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특징은 공감능력 제로,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고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만 보고, 다른 사람의 관점이나 주장은 일체 관심을 두지 않는 보통 사람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특징이다.

 

이미 그동안 벌어진 <진미위>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자행된 정권 부역방송, 그리고 사장부터 말단 부장까지 경영진 전체가 무능으로 일관해 나온 경영폭망이라는 성적표까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지표에서 공영방송을 사실상 끝장낸 그이지만, 그에게는 세상이 전혀 다르게 보이는 듯 하다.

 

1심 유죄 판결 이후 발표된 입장문에는 그의 그런 특성이 잘 나타난다.

 

이미 선고가 내려진 마당에 자신이 어떤 점을 강조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다고 그렇게 주절주절 늘어놓는지, 평소 사회적인 커뮤니케이션도 얼마나 허접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법원이 약식기소를 정식재판으로 바꾸고, 벌금을 150만원에서 두 배로 올렸는데도 "진미위를 만든 취지는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고 공영방송으로서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에"라고 강변하는 모습은 일체 다른 사람들의 관점은 관심이 없는 편협함을 증명한다.

 

가장 압권은 "'진미위 규정' 제정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를 문제 삼은 것일 뿐, 규정의 전체적인 정당성을 부정하거나 이후 인사위원회를 거친 징계절차가 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는 아집이다.

 

무능하고 한심하다는 평가가 나올만 하다.

 

그냥 알기 쉽게 설명해주겠다. 지금 양승동의 처지는 정유라의 현재, 그리고 조민의 미래와 같다.

 

애초에 원인이 무효인 기구가 어떤 일을 하든 그 효력은 다 무효가 된다. 그래서 정유라는 중졸이고, 조민은 고졸이 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애초에 진미위 설립 자체가 부당하기 때문에 나머지 규정의 정당성이나, 이후 징계 절차 등은 유효/무효 자체를 판단할 이유도 없다.

 

양승동의 허망한 기대처럼 아직 징계절차 등이 최종적으로 무효라고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제의 판결을 시작으로 앞으로 <진미위>와 관련된 모든 행위가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음을 의미할 뿐이다.

 

양승동의 이해할 수 없는 이런 대처 자세는 진미위가 "KBS가 공영방송으로 제자리를 잡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주장에서 절정을 이룬다.

 

양승동의 주장은 철저하게 주관적 가치판단에 의거하고 있다. 양승동의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겠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적지 않고, 사실상 압도적으로 만다고 본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판단이며, 그 판단이 어제 내려졌지만 양승동은 여전히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우기고 있다.

 

우리 주변에 흔히 보이지 않는가? 다른 사람의 생각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오직 자기 말만 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은 생각도 않고 오직 자기 이익만을 챙기는 자들. 양승동은 그런 자가 아닌가? 

 

모든 국민이 그렇겠지만, KBS인들은 특히나 4월이 오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생각해서도 그렇지만, 우연의 일치처럼 그것이 3년 전 양승동의 등장과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그렇게 정의를 부르짖던 기자들이, 그 당시보다 더 노골적으로 정권의 주구 노릇을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고통스럽다. 그리고 그런 주구의 배후에도 양승동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고통스럽다.

 

세월호 참사 장면과 양승동의 오버랩이 만들어내는 효과를 언제쯤이나 털어내고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것은 양승동의 퇴진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

 

센텀궁 노래방으로 시작해 정유라로 끝난 양승동의 3. 이제 끝낼 때가 됐다.

 

자연인 양승동만이 아닌, 양승동으로 대표되는 위선과 거짓, 모든 모순을 끝낼 때가 됐다.

 

근로기준법 위반 범죄자 양승동은 물러나라.

 

지금이 쌍팔년인가? 부역질도 적당히 해라.

 

 

 

2021 4 16

Posted by KBS 노동조합 KBS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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