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필모 발의안은
영원히 또 다른 양승동을 뽑자는 제안이다

 

 

KBS인에게 묻는다. 우리들은 현 양승동 KBS 사장 같은 인물이 다시 KBS호의 운전대를 잡길 원하는가?

 

그동안 양승동이 운전하는 배에서 KBS인의 자부심을 느꼈는가? 우리들의 비전을 만들어 가는데 양승동의 운전이 도움이 됐는가? 간부들이 허구한 날 서로 결정을 미루고 자기 잘 났다고 봉숭아학당 간부회의나 하는 사이 KBS호는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는 이 상태에 만족하는가?

 

행여나 그 배가 가라앉는 상황이 벌어져도 양승동아리가 "가만 있으라"고 한 다음 자기들만 챙길 것 다 챙기고 튈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가?

 

사실상 그 양승동아리를 앉힌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노조 마저 더 이상 양승동과 그 일당을 비호하기는 어려웠는지 그들을 '무능 경영진'으로 규정하고 있다. 

 

더 황당한 것은 그렇게 함량미달의 경영진을 앉힌 그 노조가 이제 KBS의 경영을 영원히 또 다른 양승동들에게 맡기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8월이면 새로운 이사들이 선임되고, 10월에는 그 이사들이 새로운 사장을 추천하게 된다. KBS를 이렇게 말아먹은 양승동이 연임을 바라고 있다는 소문은 황당하기 짝이 없지만, 그간 어떠한 정상적인 판단력도, 소통능력도 보여주지 못한 양승동의 됨됨이를 감안하면 충분히 그럴만 하니 그냥 무시하기로 하자.

 

퇴직 후 34일 만에 공영방송을 정권에 헌납한 정필모가 발의한  법안에 대한 본부노조의 집착은 무슨 이유일까?

 

양승동 체제는 사실상 KBS본부노조가 실소유주이고, 양승동이 그저 대리사장에 불과하다는 것은 거의 대부분의 KBS인이 이미 알고 있는 일이 아닐까? 그러니 자신들이 '앉힌' 사장이 양에 안찬다고 수 없이 호통을 쳐오지 않았던가? 양승동 경영진이 KBS를 말아먹어도 KBS본부노조에게는 손해가 될 것이 전혀 없고,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회사를 좌지우지 했다는 사내의 평가는 그래서 설득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KBS본부노조의 그런 위치를 생각하면, 앞으로 환경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본부노조에게는 양승동 같은 사장이 최고의 옵션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수긍이 갈 만하지 않겠는가?

 

정필모가 발의한 법안은 본부노조의 바로 그런 소망을 구현해줄 수 있는 법안이라는 의미가 있다.

 

당장 양승동이 사장에 선임된 과정을 보자. 2018년 10월 이사회는 1차 공모를 통한 지원자들에 대해 이사들이 투표를 해서 양승동, 김진수, 이정옥 3인을 최종 후보로 내세운다. 이에 대해서는 여당 이사들이 양승동을 사장으로 정해놓고, 나머지 두 명은 의도적으로 들러리를 설 수 있는 후보들로 역선택을 한 짬짜미 투표였다는 분석이 있었다.

 

이후 최종적으로 사장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해 시민자문단의 평가와 이사회의 투표를 거쳤는데, 이 과정 역시 의혹투성이다. 시민자문단의 배점은 40%로 제한했고, 각 후보들이 시민자문단으로부터 얼마의 점수를 받았는지 공개되지 않았다. 또한 이사들이 각 후보들에 대해서도 어떻게 투표했는지도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양승동은 시민자문단의 선택이라는 '정의로운' 절차를 거쳐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 시민자문단이라는 것은 그저 양승동을 세우기 위한 장식품이었을 뿐, 실질적으로는 여당 이사들이, 누군가 혹은 어떤 집단의 조율이나 지휘를 따르지 않고서는 쉽지 않은, 치밀하게 수행한 투표를 통해 세운 사장이 바로 양승동이다. 그런 양승동을 두고 시민의 선택을 받은 사장이라고 주장해왔던 것이 누구였던가?

 

정필모 안은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주자' '공영방송의 주인은 국민이다'와 같은 이상적, 선언적 표현을 앞세우면서 정권에 의해 또 아주 구체적으로는 방송통신위원회라는 정부기관에 의해 조작될 수 있는 '이사후보추천 국민위원회'라는 집단을 만들고 그 집단이 사실상 사장을 뽑도록 하자는 안이다. 한 마디로 야바위고 기만이다.


형식이 약간 다를 뿐 양승동의 선임 절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상 어떤 시점의 정권에 의해 마음대로 조작되면서,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사생아 사장을 만들 수밖에 없다. 그 안이 주장하는 특별다수제가 사기꾼의 야바위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그렇다. 정필모의 사장 선임안은 영원히 또 다른 양승동을 사장으로 앉히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퇴직 후 34일 만에 공영방송을 정권에 헌납했다는 비판을 받는 자가, 양승동과 원팀으로 공영방송 KBS를 정권의 주구로 만든 자가 KBS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소리 자체가 어불성설 아니겠는가? 그것을 가장 바라는 집단이 양승동이 본관 6층에 앉아 있는 동안 가장 큰 혜택을 본 본부노조라는 것은 누가 봐도 뻔하지 않겠는가?

 

다시 KBS인들에게 묻는다. 우리들은 또 다른 양승동을 맞이하고 싶은가?

 

또 다른 양승동이 KBS를 망치고, 그 과정에 누군가는 소리 없이 꿀을 빠는 것을 지켜볼 것인가?

 

양승동과 함께 일부 KBS인들의 미래와 비전을 살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하시라.

 

KBS 노동조합은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조합원들의 미래가 또 다른 양승동에 의해 망가지는 것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2021년 3월 26일

Posted by KBS 노동조합 KBS 노동조합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