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 놓고도 타임오프
노조 활동시간을 빼앗아갈 자격이 있나요?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노조가 공정 대표 의무를 져버리고 KBS노동조합 활동의 근간인 타임오프, 근로면제시간의 절반가량을 빼앗아가려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보장했던 기존 3,200시간에서 1,920시간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KBS노동조합에 단  한 명만 전임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을 남겨놓고 남은 근로면제시간을 모두 KBS본부노조로 회수해가겠다는 것이다. 만행에 다름 아니다.

 

KBS노동조합의 정당한 조합 활동을 제한하려는 행위를 자칭 교섭대표노조라는 KBS본부노조가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황당하기 짝이 없다. <교섭과 투쟁시간이 모자라서> 이다.

 

지난해까지 KBS본부노조는 KBS노동조합에 할당된 4배가 넘는 1만 시간 이상의 타임오프 시간을 확보해놓고 지금까지 KBS노동자를 위해 한 것이 무엇인가?

 

➀ 연차촉진제
2년 전 KBS본부노조가 사측의 일방적인 연차촉진을 막아내지 못해 1인당 수백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연차후불제까지 허용해버렸다. 최소한 임금인상으로 조금이나마 삭감 폭을 줄여 줬어야 했는데 결국 임금동결이라는 무능한 모습만 보여줬다.

 

➁ 임금협상
지난해 사측은 회사의 재정위기를 이유로 –10%부터 –7.7%의 임금삭감안을 제시했지만 KBS본부노조는 제대로 싸우지도 못했다. 지난해 3백억 원의 넘는 경영흑자를 숨겨왔던 상황에서 사측에 끌려다닌 셈이니 통탄할 노릇이다.

 

➂ 분기별 정년제 → 월별 정년제
KBS본부노조는 지난해 복지에 관해서도 사측에 양보해줄 수 있는 것은 다 양보해 버리는 굴욕적인 잠정 합의를 했다. 먼저 분기별 정년제를 월별 정년제로 바꾸었다. 예를 들어 1월이 정년인 사람은 3월말에 퇴직할 수 있었는데, 1월에 퇴직하게 됨으로써 최소 수백만 원, 최대 수천만 원의 손해를 보게 생겼다.

 

➃ 그린라이프 3개월 폐지
그린라이프 3개월 폐지도 막지 못했다. 정년을 앞둔 노동자들이 자신의 인생을 설계할 소중한 3개월을 아무런 조건 없이 회사를 위해 일하게 만들었다. 그린라이프 제도는 KBS노조가 교섭노조 시절 임금 피크제를 도입하며 어렵게 협상해서 얻어낸 과실이었는데, 이를 폐지함으로써 노동자 복지에 대한 권리를 그대로 사측에 내 준 꼴이 됐다.

 

➄ 시간외 실비제도 개선?
본부노조가 내세울 만한 것은 고작 최저임금도 안 되는 시간외 실비 인상이 전부다. 그 시간외 실비도 소폭 인상안으로 사측과 덜컥 합의하는 바람에 향후 법적 투쟁 등을 통해 그동안 부당하게 받지 못한 시간외 수당을 돌려받거나 인상할 여지마저 없애 버렸다는 지적이다.

 

이상이 바로 2020년 지난해 사측과 KBS본부노조의 처참한 협상 성적표다.

 

이것 뿐이겠는가? KBS방송의 신뢰도를 망쳐버리는 각종 보도참사와 편향방송에 대해 KBS본부노조는 양승동 체제에 어필이라도 해봤나?

 

이런 낙제 수준의 노동조합 활동 성적표를 들고도 2021년에는 더 투쟁하고 협상해야 한다며 KBS노동조합의 타임오프, 활동시간을 빼앗는 것이 말이 되는가?

 

노동조합의 본연의 임무는 사측을 잘 견제하고 감시해서 사측 권력의 남용과 안일함을 예방하고 회사가 제대로 된 균형감각 속에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런데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노조는 그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가?

 

고군분투하는 KBS노동조합의 타임오프 활동시간을 빼앗아갈 꼼수를 멈추고 지금 1만 시간 넘게 확보한 타임오프 활동시간이라도 잘 활용해 보도참사 경영참사로 KBS를 추락시키는 양승동아리를 견제하길 바란다.

 

2021년 2월 24일

Posted by KBS 노동조합 KBS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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