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박원순...이젠 백기완?
<뉴스타파>식 우상화라면 이제 그만

 

통일운동가 백기완이 별세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출처: 레디앙>

그의 별세에 즈음해 우리는 혹시나 KBS가 또 다시 프로그램을 진보 운동권 세력의 관점으로 도배하고 특정한 개인을 우상화하는 오류를 또 저지르지 않을까 우려했다.

집권당과 연계돼 여론조작을 일삼은 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아 수사 선상에 있던 정치인. 그리고 하급자에게 性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은 파렴치한 지방정부의 권력자가 쓰러졌을 때 KBS가 그들을 우상화하는 모습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었다.

KBS가 그토록 추모하면서 감성을 팔아댔던 그 정치인들도 모두 대한민국의 발전에 공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받고 있는 범죄 혐의 역시 절대 가볍지 않다.

이런 사안에 대하여 공영방송 KBS가 취해야 할 태도는 어떤 것일까? 우리는 냉정하고, 객관적이고, 담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파적 역할이 컸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더욱 그래야 한다.

이것은 어쩌면 역사서술의 철학과도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역사적 인물에 대한 객관적 팩트와 그의 역사적 평가는 철저히 분리돼야 한다.

저널리즘에서 <팩트>와 <의견>을 분리하는 것이 그 어떤 희생을 해서라도 지켜야 할 준칙이듯, 인물에 대한 평가 역시 그래야 한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견해가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평가는 자제하거나, 최소한 다양한 시각을 반영해야 한다. 개인이나 집단의 감정을 투영하는 것은 그 중에서 가장 피해야 할 과오다.

과거 조선이나 중국의 역대 왕조가 前 왕조의 사서를 편찬하기 전에 거의 대부분 100년 이상의 시간을 기다렸던 것 역시 이 같은 철학이 깔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과거 이승만, 백선엽 다큐멘터리와 관련된 논쟁이 불거졌을 때 민노총 노조가 부르짖었던 내용 중에 정파적이고 억지스러운 점이 적지 않았음에도, 수긍할만한 점 역시 없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권력을 쥔 자들이, 특히 공영방송의 권력을 쥔 자들이 자신들의 정치관이나 역사관을 프로그램에 투영하고 싶은 욕구는 언제나 존재한다. 그런 사내 권력자의 일탈과 전횡을 견제하는 것도 노동조합의 중요한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런 측면에서 백기완의 별세와 관련된 KBS의 보도를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다.

주요 뉴스 프로그램에서는 아직 노회찬, 박원순 사망 때의 싸구려 저널리즘이 많이 보이지 않는 것은 다행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KBS가 오는 20일(토) <뉴스타파>와 공동 기획으로 백기완의 일생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개인 백기완의 역사적 공로를 폄하할 생각이 없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이제 선진국 클럽에 가입할 정도로 부유함을 누리는 국가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조리와  희생, 모순이 있었고, 그런 산업화의 독을 중화하는 역할을 수행한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민주화라는 업적에 관해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또한 南北분단으로부터 비롯되는 수많은 모순에 대해 정권과 다른 관점의 견해를 제시하는 사람들의 가치 역시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예술이 아닌 언론이라면. 그것도 공적 재원이 투입되는 공영방송이라면.

우리는 <뉴스타파>라는 언론의 존재 역시 부정할 생각은 없다. 대한민국은 言論自由가 보장된 나라이고, 특히 공적재원이 투입되지 않는 언론은 누구라도 자신만의 견해를 밝힐 권리가 있다.

다만 뉴스타파가 일관되게 진보진영의 입장을, 그것도 노골적으로 드러낸 매체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그간 정권과 진보진영의 주구노릇을 수없이 자행해온 양승동아리와, 지속적이고 노골적으로 진보진영의 입장만을 대변해온 <뉴스타파>의 콜라보레이션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결과물이 나온 것이 아니니 예단은 않겠다.

다만 백기완의 행적 중에서 공은 최대한 부풀리고, 그의 세계관이나 행적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은 배제한 사실상 우상화에 다름없는 프로그램을 만들 생각이라면 그쯤에서 그만두길 바란다.

그의 행적을 다루면서 과거 권력자들의 행위 역시 다루게 될 것이다. 그 점에서도 일방적인 관점만을 수용하고, 모든 것을 악으로 몰아붙이고 싶다면 얼른 그만두길 바란다.

<뉴스타파> 혼자서 어떤 관점만을 모아서 방송을 한들 우리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뉴스타파> 혼자서 백기완을 성인으로 추앙하고, 백기완을 탄압했던 과거 권력자를 악마로 만들든 말든 우리는 관심을 줄 생각이 없다.

다만 국민의 공적 자산인 KBS의 전파를 타는 프로그램에서 편향된 관점과 감성팔이가 난무하는 것은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미리 알려둔다. KBS는 진보진영과 운동권 세력만의 KBS가 아니다. 그와 다른 수많은 정치적 견해와 다양한 스펙트럼의 세계관을 가진 국민들도 똑같은 KBS의 주인이다.

심지어 이른바 좌우를 떠나 대깨문이나 수구꼴통이라 비난 받는 사람들 역시 KBS의 주인 중 하나다.

특정 정치진영과 정권만의 시각을 방송하면서 모든 국민이 부담하는 수신료를 올려달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백기완 다큐멘터리 제작진에게 응원을 보낸다.

공영방송 KBS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최전방에서 지켜내는 그대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2021년 2월 19일

Posted by KBS 노동조합 KBS 노동조합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헌구 2021.03.07 17: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용노조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