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아리의 <走狗(주구)저널리즘>
실수가 아니라 시스템이다

 

관제방송이나 어용언론이 자신들의 편향성에 대한 지적에 대해 하는 변명은 대개 비슷하다.

어떤 문제는 '실수' , '기술적 오류' 혹은 '개인적 일탈' 등으로 둘러대고, 그런 변명이 통하지 않는 경우에는 공정성 이슈라는 것이 '주관적 평가 영역'이기 때문에  자신들에 대한 비판 역시 주관적인 편견에 따른 정치적 공격일 뿐이라고 폄하한다.

편향성이나 불공정방송에 대한 지적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객관적인지는 이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설 연휴를 앞두고 양승동 사장이 미디어 전문지와 인터뷰를 하면서 내놓은 변명이 딱 이런 식이다.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한 때에 방법론적으로 치밀하지 못하고 실무적으로 허접하기 짝이 없는 수신료 인상을 추진했다가 KBS를 온 국민의 밉상으로 만들어버리는 위기를 자초하고 있는 양 사장이 2월 10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했다.

“KBS 보도에 여전히 공정성 시비가 제기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양 사장은 “일부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는 이슈들을 보면 실수로 빚어진 것이 대다수다”, “공정성은 주관적 평가 영역이기도 하다. 본인이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갖느냐에 따라 편향적으로, 또는 불공정하게 보이는 면도 있다” 고 둘러댔다.

양 사장은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정신승리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양 사장이 그렇게 억지를 쓴다고 KBS가 공정하다고 믿을 자는 정권에서 꿀을 빠는 자 혹은 이른바 문파 외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오히려 양승동아리에 의해 자행되는 어용방송, 관제방송, 편파방송이 하나의 시스템적인 산출물이라고 보는 국민들이 더 많아 보인다.

왜 그런가? 하나의 실례를 들어보자.

파업전사 김 모 아나운서가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동안 40건 이상 자신의 정치적 편견에 따라 라디오뉴스를 난도질한 것이 드러나자 양승동아리는 황급하게 “김 아나운서와 라디오 뉴스 관련자들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며, 김 아나운서를 업무에서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런 회사의 조치를 당연하다고 믿은 우리가 순진했던 것인가?

이번 설 연휴에 모처럼 가족과 즐겁게 TV를 시청하던 많은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해야 했다. 토요일 오전 방송된 <황금연못>에 문제의 그 아나운서가 버젓이 한복을 입고 얼굴을 드러냈던 것이다.

<2월 13일 KBS1TV 방송 출연한 김 모 아나운서(모자이크 처리)>

진행자를 대체하기 어려웠거나 다른 이유로 13일 방송만 어쩔 수 없이 진행한 것도 아닌 듯하다. KBS노동조합에 온 제보에 따르면 김 아나운서는 지난주에도 황금연못 녹화를 진행했다고 한다. 양복차림으로 녹화를 한 것을 보면 13일용 방송을 녹화한 것은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주 녹화장의 김 모 아나운서(모자이크 처리)>

 

아마도 양승동아리는 김 모 아나운서에게 뉴스나 시사프로그램을 제외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문제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것 역시 양승동아리의 내로남불과 정권편향적 성향을 증명할 뿐이다.

방송을 진행하는 김 아나운서는 하나의 인격체다.

다중 인격 보유자도 아니고,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와 교양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의 인격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방송에서 자신의 정치적 편견, 그것도 정권 편향적 편견을 마음껏 배설하고 그것을 방송에 드러낸 인격은 교양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에는 전혀 다른 인격으로 교체돼 객관성과 균형성 공정성이 담보되기라도 하는 것인가?

진행자는 프로그램의 얼굴이고 KBS의 얼굴이다.

양승동아리는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정치적 편견을 마음껏 배설한 자가 교양프로에서는 KBS의 얼굴 노릇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
 
사측이  또한 김 아나운서를 “업무에서 배제”하겠다는 시청자와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저버렸다.

원래 시청자에게 밝힌 내용에 무슨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에서만 배제하겠다는 조건이 있기라도 했었나?

그런 식으로 얼버무릴 생각이라면 양승동아리는 박근혜 정부 시절 전임 사장 길환영의 전철을 새겨봐야 할 것이다. 길환영이 청와대 앞 집회에서 김시곤 당시 보도국장을 사퇴시키겠다고, 그 자리에서 만이라도 세월호 유족들의 분노의 화살을 피하려는 꼼수를 썼다가, 나중에 '보직사퇴'라고 둘러댔을 때 얼마나 더 큰 비난을 감수해야 했는지, 또 그 꼼수가 길환영 사장이 해임되는데 중요한 원인이 됐다는 것을 모르는가?

이래서 양승동아리의 주구저널리즘은 '실수'가 아니라 시스템인 것이다.

겉으로는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자기 편이라면 어떤 악의적인 실수와 범죄행위를 저질러도 관용을 베풀고, 정치적 견해가 다른 직원들에게는 원님 재판하듯 온갖 무리한 죄를 뒤집어씌운 사례가 어디 한 두 건이던가?

온갖 성적인 일탈행위를 일으키고도 파업전사라는 특권층이라는 이유만으로 관대한 처분을 받은 경우가 어디 한 두 건이던가?

한 여성에게 성적인 언어 테러를 가한 자에게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이라는 이유만으로 KBS의 라디오를 헌납한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 이런 사례를 통해 양승동아리에 의한 성적인 일탈이 자주 발생하는 것 역시 '실수'가 아니라 시스템적 결과임을 알 수 있는 것처럼 공정성 파탄 사태 역시 시스템적 산출물임을 알 수 있다. 

정권이 찍어내지 못해 안달인 현직 검찰총장을 있지도 않은 소설을 써가며 주구노릇을 했던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보도본부장이나 국장이 털끝만큼의 책임이라도 졌는가?

그 보도국장이 <KBS뉴스9>에서 야당에 대해 “찍지 않습니다” 캠페인을 벌이고도 어떤 의미 있는 처벌을 받기라도 했던가?

정권 편향적 편견으로 가득 찬 파업전사 아나운서가 라디오뉴스를 난도질한 행각이 모두 밝혀지기 전까지 진실을 드러내기는커녕 대충 심의평정위원회나 열어 무마해보겠다고 한 것은 누구였던가?

이러니 KBS의 공정성 파산은 '실수'가 아니라 <시스템적 산출물>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그것은 오로지 양승동아리의 책임인 것이다.

이래놓고도 KBS를 정권의 주구라고 바라보는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실수'라고 얼버무리고 넘어갈 것인가?

이래놓고도 “본인이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갖느냐에 따라 편향적으로, 불공정하게 보이는” 착시현상이라고 우길 것인가?

그런 억지와 내로남불, 편협한 진영논리에서 탈출하지 않는 한 양승동아리는 KBS의 몰락을 유발한 역사적인 죄인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2021년 2월 15일

Posted by KBS 노동조합 KBS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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