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다시보기]

 

통상임금 소송 고법 판단에 유감을 표하며

2019년에 2014년을 되돌아본다.

 

 

어제(2019.11.20) 오후 고등법원의 판결문을 받아본 KBS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본부노조와 조합원들 역시 실망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판결문을 보니 원고들이 제기한 쟁점에 대해 재판부는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으며 재판부는 기본급의 일부에 법정수당이 포함되어 있다며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하였다도대체 기본급의 얼마가 법정수당이란 말인가법정수당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일을 하란 말인가 

나아가 방송기술직군 등 피고의 근로자들 중 상당수는 그 근무형태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렵다고 할 것인 점이라고 하였다근로시간 산정이 어렵다니그렇다면 방송기술직군은 모두 프리랜서인가프리랜서라면 주 52시간 근로제를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지 않는가출퇴근시간은 왜 지켜야 하는가 

고등법원 재판부의 달랑 3쪽의 무성의한 판결문에 조합은 또다시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속 노조와 조합원 여부를 떠나 사내 많은 구성원들이 관심을 갖고 소송에 임했고사내외 미칠 영향도 큰 사건에서 소송을 진행한 KBS노동조합은 고등법원의 판단에 유감을 표하며 함께 소송에 임해준 조합원과 소송인단의 의견을 수렴해 대법원 상고 절차를 밟을 것이다.

향후 2주 동안 소송인 확정 및 인지대 납부 절차가 남아있다.

 

여기서 잠깐!

그런데 판결을 받고 소송경과를 점검해보는 과정에서 매우 의아한 내용을 몇 가지 알게 됐다.

 

언론사 최초라며, 2014년 못 받은 돈 받아드립니다라고 대대적으로 소송인단을 모집하며 조합원까지 확보했던 본부노조의 당시 집행부들이 대거 소 취하를 한 것이다.

 

못 받은 돈 소송으로’ 받아드립니다

2014년 당시 교섭대표 노조였던 KBS노동조합이 정기노사협의회에서 임금예산소위 T/F’ 구성을 합의하고 통상임금 및 시간외수당에 대한 정당한 법적인 권리를 쟁취하고자 협상에 나선 상황에서 본부노조가 단독으로 소송 절차에 돌입하며 시간외 소송은 참여하는 순간반은 이긴 싸움”, 비조합원과 타 조합원간부퇴직자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저녁시간과 주말을 돌려주는 게 이번 소송의 궁극적 목적지라는 등 아파트 분양공고에서나 볼 법한 화려한 수식어들로 소송 참여를 유도했고 소송 참여를 위해 본부노조와 함께하자고 강조했다.

 


 

그런데 본부노조 집행부가 고등법원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소 취하를 했다니 무슨 사정이 있었던 것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나를 따르라!’ ‘이 산이 아닌가벼~’

이들은 모두 1심 패소 후 고등법원 항소까지 해놓고는 양승동 사장 체제 아래 보직을 받고 난 뒤 슬그머니 소송을 취하한다이들을 포함해 보직을 받은 뒤 소송을 취하한 이는 모두 26대부분 본부노조 집행부에 몸 담았던 사람들이다.

지난 2019년 2월 27일 권오훈 혁신추진부장(당시 위원장), 함철 전 선거방송기획단 프로젝트 팀장(당시 부위원장), 김성일 인사운영부장(당시 사무처장), 박철배 장비관리부장(당시 노사국장)이 일제히 소송을 스스로 취하했는데 이들은 공교롭게도 못 받은 돈 받아주겠다”, “나를 따르라며 2014년 소송을 대대적으로 독려한 장본인들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활동보고시간외 수당 청구 소송 접수(2015.01.13.)

  

핵심 경영진이 되어서 도저히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변명 할 지도 모르겠다그러나 아니다!

2014년 나를 따르라며 저녁이 있는 삶의 근로조건 개선 투쟁으로 소송을 하자던 사람이라면 소송인단에 남아 끝까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투쟁하는 것이 인지상정이 아닌가!

당시 본부노조 집행부들은 노보에도 “‘소송 당사자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얘기는 모두 헛소문이니 휘둘리지 말고 나아가자고 했는데 사측의 입장에 선 지금은 소송인단에 들어가 있는 것이 스스로에게 불이익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가아니면 없던 애사심이라도 생겼나 



자가당착에 빠진 2014년 본부노조 집행부 = 2019년 사측 경영진

2014년 나를 따르라며 소송을 대대적으로 독려한 당시 본부노조 집행부가 2019년 일제히 사측 보직으로 갈아타고 핵심 경영진이 되어 통상임금 소송에서 변론문을 내면서줄기차게 외부환경이 급변하여 회사재정이 어렵다거나 소송에 참가한 자들에게 시간외 수당을 더 주었다가는 회사가 경영상 어려움에 봉착한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저녁 있는 삶을 찾아 주겠다며 나를 따르라고 했던 사람들이 경영진이 되었으면 2014년에 스스로 했던 말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오히려 노조 집행부가 회사 경영진이 되면 노조가 제기했던 소송이 합의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았던 MBC의 무기계약직 소송도 경영진이 바뀌자 고등법원에서 합의로 해결된 것이 한 예다노조 집행부가 소송을 제기할 때의 철학과 판단이 경영진이 되었다고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그러나 2014년 나를 따르라던 본부노조의 집행부는 하루 아침에 입장이 바뀐 것인가!

다시 말해 소송의 주체였던 원고가 피고의 자리인 사측 경영진으로 갔다면 오히려 소송 결과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당당하고 떳떳하게 근로자의 편에 서서 통상임금 문제와 시간외 수당 건을 해결해줘야 하는 것 아니냔 말이다!

 

지금 KBS는 어렵다. KBS노조는 줄곧 경영진의 무능 때문이라고 하는데본부노조와 경영진은 외부환경 탓이라고 한다. 2019년의 경영진(=2014년 본부노조 집행부)이 2014년의 경영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경영진의 무능을 외부환경 급변과 수신료 인상이 안되는 탓으로 돌리는 것도 한 두 번이다이제 공포 마케팅을 통한 거짓말 경영을 때려 치워라방송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이 한계에 다다랐고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과 모바일의 급부상이 텔레비전과 같은 올드 미디어 플랫폼의 위협이 되고 있는게 어제오늘의 일인가사장과 집행기관의 무능한 경영과 그 책임을 제발 외부환경수신료임금복지 탓으로 돌리지 마라조합원들은 절대 사측의 마타도어에 현혹되지 말고 떳떳하게 우리의 못 받은 시간외 수당을 받아내야 한다.”

<본부노조 노보 156(2014. 11. 20.) 중에서 발췌>

 

2014년 나를 따르라며 저녁이 있는 삶의 근로조건 개선 투쟁으로 소송을 하자던 당시의 본부노조 집행부이제는 일제히 사측 보직으로 갈아타고 핵심 경영진이 된 그들에게 요청한다.

2014년 11월 20일에 본부노조의 노보에서 우렁차게 하였던 말을

지금 그대로 다시 외쳐 달라아니면 그때는 맞고지금은 틀리는가 

 

 

2019. 11. 21.

무능경영 심판공영방송 사수!

KBS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

Posted by KBS 노동조합 KBS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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