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근로단축 시행 코앞인데 사측은 방관

 

 

 

주 52시간제 의무 시행이 열흘도 남지 않았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당장 다음 달부터 주 52시간제 시행에 들어가야 한다. 21개 업종의 노동시간이 특례에서 제외되는데 그동안 유예됐던 KBS도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현장 상황은 여전히 혼란스럽다사내에서도 아직 준비가 안 된 곳이 많기 때문이다지난달 버스업계가 이 근로제 때문에 전국적으로 대규모 동시 파업에 들어갈 위기를 겪었다.

버스와 같이 초과수당으로 임금을 받아가는 운전기사들에게 주52시간 근로제를 강제적용하면 당연히 임금 감소가 뒤따를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결국 전면적인 요금 인상과 준공영제 확대 등 혈세 1조원 가량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버스대란을 가까스로 피했다.

 

다양한 직종이 분포된 KBS 역시 주 52시간 근로시간제를 두고 관련 T/F를 구성해 준비 절차를 밟아왔지만 뭐하나 제대로 된 대책이 하나 없다.

 

근로자가 업무의 시작과 끝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적근로제는 특보나 선거방송연말 특집프로그램스포츠 중계 같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경우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녹화방송이나 특집프로그램에서 장시간의 사전리허설 등은 반드시 근무해야하는 시간대를 구분할 수 없는데다 종료시간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근로자가 시간을 선택할 여지가 더욱더 줄어든다.

 

그렇다고 52시간을 다 써버리면 카메라를 든 일손을 멈춰야하는 것인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그러면 근로시간을 넘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관리자가 업무시간 총량을 관리해 줘야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결국 회사가 근로시간을 선택하는 꼴이 돼 근로자가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선택적 근로제의 본래 취지에 벗어나게되는 것이다.

 

 

 

선택 휴무제 역시 문제가 많다가족과 친구 등 주변인들은 모두 토일요일을 휴일로 사용하는데 나 혼자 월화요일(평일)을 휴일로 한다면 법시행이 추구하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라고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결국 선택휴무제는 사용자(관리자)가 52시간근로제에 근로자를 끼워 맞추는 수단으로 사용될 뿐이다쌓이는 근로시간만 체크하다 프로그램품질관리업무관리는 뒷전이고 머릿수만 채우는 근무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중계 카메라감독의 일처럼 KBS 안에서는 여러 명이 동시에 같은 업무를 수행해야만 하나의 일이 끝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한 사람이 휴가를 간다면 한사람의 빈자리를 다른 사람이 채워야하는 것이다.

 

가용인력이 충분하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은 현실에서 초과근로시간에 대한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고자 시간을 쪼개어 근로시간을 선택한 것이라며 명령한다면 매일 짧은 시간 근무로 근로시간 내에서 4주내내 실비 없이선택휴무 없이 일하는 경우가 생기는 비극이 일어날 수 있다.

 

실질적인 업무 프로세스 변경 없이 단순히 근로시간 단축한다면 공짜로 일을 하는 서비스 잔업이 비일비재할 것이며 실질적인 휴게시간 보장없이 시간외 실비만 감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역 촬영기자의 경우근무시간 단축에 따라 당직대기가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날짜별로 당직대기표를 만들어놓고 퇴근 이후 다음날 아침까지 필요에 따라 집에서 불러내는 것이다그러고도 적절한 보상과 대안도 없는 게 현실이다.

 

참으로 악의적인 근로조건이 아닐 수 없다그런데도 주 52시간제 강제시행이 코앞인데 회사는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아무런 대책도 마련해놓지 않았다.

 

주 52시간제는 과도한 노동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다이를 통해 근로자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뤄 삶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다.

이 같은 제도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회사의 수용 여건 성숙이 전제되어야 한다일정만을 고려해 업무특성이 다양한데도 일괄적으로 적용한다면 부작용은 피할 수가 없는 것이다.

 

사측이 본부노조의 묵인 하에 기습적으로 시행한 강제 연차 시행도 이런 근무제하에서는 그 의미를 잃어버렸다집까지 일을 싸들고 가서 공짜로 일을 해주는 서비스 잔업을 해주고 무계획적인 휴가가 횡횡해지는 상황해서 휴가가고 그만큼 돈을 토해내는 연차를 강제로 가라니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사측은 주52시간 근로제로 인해 오히려 근로조건이 악화되는 불이익 변경에 대해 당장 대책을 내놓아라!

 

1년이 넘는 시간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이렇게 질질 시간만 끌다가 노동자가 수당을 덜 받고 더 일하는 경우가 생기고 맘대로 휴가도 못가는 사태가 오게 생겼다.

 

아무 것도 내놓지 못하는 사측을 대신해 KBS노동조합이 제안한다.

일단 평일에 대해서만 선택적 근로제를 우선 실시하고 휴일근무는 현행과 같이 별도의 시간외 근무 명령 및 대휴 발생 체계를 유지하라!

 

근로단축에 대한 명확한 대책도 없는 사이최근 일선 부서에는 근로 단축에 대한 개별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뭐하는 짓인가노동조합이 그렇게 우습게 보이는가!

 

긴말하지 않겠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다음 달 근로단축이 강제 시행된다면 이후 발생하는 노동자의 모든 피해의 책임은 바로 무능 경영진이 져야할 것이다.

무능 경영진의 원래 습성대로 책임 회피로 일관한다면 KBS노동조합의 강고한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2019. 6. 18.

새로운 노조쟁취하는 노조든든한 노조!

KBS노동조합

Posted by KBS 노동조합 KBS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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