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제발 시청자를 속이는 괴물은 되지 말자

 

 

지난달 강원도 초대형 산불이 발생했다그때 KBS 기자는 생중계 중 자신의 위치가 강원 고성군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는 현장에서 100㎞ 가까이 떨어진 강릉방송국 근처에서 방송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거짓 방송이 드러나자 사측은 이것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는커녕 관행이라고 했다가 또 거센 비난을 받았다그 후 갑자기 실수라고 말을 바꿨다이런 터무니없는 해명이 더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지만 양승동 사장김의철 보도본부장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이것을 거짓 방송이라고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았다그 결과 시청자들의 분노는 아직까지 사그라들지 않았고 KBS 신뢰도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줬다.

 

그리고는 한 달이 지난 지금, KBS는 또다시 조작 보도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KBS는 5월 17일 9시 뉴스에서 '취객에 밀린 여경?… 적극 대응영상 공개란 제목의 리포트를 방송했다여기서 여경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인터넷 여론과는 달리 여성 경찰관이 경찰을 폭행한 취객을 적극적으로 제압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리포트에서는 여성 경찰관이 다른 경찰을 폭행한 취객을 무릎으로 누르며 경찰 방해죄로 현행범 체포합니다라고 당당하게 취객을 제압하는 모습이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 이 장면에서 나온 여경의 음성은 "힘들어남자 한 분 나오시라고요빨리빨리"였다.

미란다 원칙이 나온 음성은 이로부터 30초 뒤에 나온 것이다.

결국 리포트 편집 과정에서 영상과 음성을 억지로 끼워 맞춘 것으로 확인돼 명백한 조작임이 드러났다.

KBS 뉴스에서 이렇게 대놓고 영상과 음성을 조작해 리포트의 핵심 근거를 만든 것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KBS는 즉각적인 사과 대신 후속 보도를 통해 자신의 논리에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했다.

즉 여경의 대응은 적절했고 "여경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는 부분의 영상이 제대로 찍히지 않은 채 검은 화면으로 나와서 체포 과정이 보이는 영상 쪽으로 (음성을옮겨서 편집했다"며 "방송 시간 제약 때문에 부득이 편집한 것"이라는 게 KBS의 설명이다.

 

검은 화면을 사고로 보이지 않게 커버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왜 굳이 체포 장면을 덮어 쓴 것인가방송 시간이 촉박해서 진실을 왜곡했다는 변명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궤변이다.

 

이번 조작 보도는 안 그래도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KBS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현재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KBS 왜곡보도와 관련한 진상규명이란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2만여 명의 시민이 동의하고 있고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에선 수신료 납부 거부운동을 하자는 목소리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국민청원 게시판과 KBS 시청자권익센터 게시판에 이미 강원 산불 보도 참사와 대통령 대담 진행 미숙 파문 등 KBS를 강하게 비난하는 글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작 보도 파문까지 겹치자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여경 조작 방송은 정확성과 공정성은 물론 진실을 추구해야하는 보도의 기본 중의 기본을 지키지 않았다. KBS 방송 강령은 물론 방송프로그램 심의 규정까지 어겼다특히 우리는 정확성과 성실성만이 방송이 갖는 공신력의 근원임을 인식하여 방송내용의 명백한 잘못에 대하여는 신속하게 이를 정정한다는 KBS 방송강령을 정면으로 위배하면서 화를 키우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공영방송이 공영방송의 가치와 신뢰도를 버리면서까지 얻으려하는 것은 무엇인가제발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름), 양두구육(羊頭狗肉(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파는 것)으로 시청자를 속이는 괴물 언론은 되지 말자이럴거면 세월호 사건 때 우리는 이런 보도를 하지 않겠다는 반성문을 올리고거듭나겠다는 다짐을 왜 했던 것인가?

 

어쩔 수 없이 실수는 할 수도 있다어쩔 수 없이 낙종을 할 수도 있다하지만 제발 시청자를 속이는 사기 방송거짓 방송은 하지 말자사측은 이제라도 늦은 감이 있는 김의철 보도본부장을 해임하여 공영방송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라.

 

김 본부장에게도 알린다이런 짓을 하고서도 자리를 보전한다면 도대체 공영방송의 보도본부장이 해임되어야 할 이유는 무엇에 있을까?

이렇게까지 해도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는 상한을 정하겠다는 것인가또한 구차하게 식물 본부장으로 자리를 보전하여 KBS의 역대급 치욕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사측은 진작했어야할 김의철 보도본부장의 해임을 시작으로 보도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을 단행해 목숨이 경각에 달린 KBS의 골든타임을 지켜내라!

 

 

 

2019.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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