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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KBS에는 손혜원만 있고 시청자는 없나?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투기 의혹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우리 노조는 지난 성명을 통해 손혜원 의원과 관련된 KBS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첫 보도와 리포트 모두 적절하지 않았고, 손 의원의 보도에도 의원의 해명에만 전체 분량이 8분의 7에 해당하는 등 심하게 균형을 잃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의혹의 당사자, 손혜원 섭외 적절했나?

 

그런데, 지난 118KBS 9시 뉴스는 급기야 의혹의 당사자인 손혜원 의원을 직접 출연시켰다. 먼저 손혜원 의원의 섭외가 적절했는지가 의문이다.

국민적 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가 직접 출연해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다가, 만약 그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KBS의 신뢰도와 영향력의 타격은 매우 심각해질 것이다. 그래서 과거에도 이렇게 의혹의 당사자를 직접 출연시키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타사는 인터뷰 대상으로 권력자에 의해 억울한 일을 당하고 상대적으로 약자로 볼 수 있는 서지현 검사나 안희정 전 지사의 비서 김지은 씨를 섭외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당한 일을 최초로 폭로했기에 이슈화도 되었고, 채널과 뉴스 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손 의원은 영부인의 고교 동문으로 집권당의 실세로 인정되는 인물이다. 충분히 자신의 의견을 매체에 전달할 수 있는 힘이 있고, 영향력을 행사하여 TV에 출연할 수 있다고 국민들은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9시 뉴스에 손 의원이 출연하여 10분 넘게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만약 KBS가 친정권 방송이어서 손 의원이 출연할 수 있었다고 판단한다면, 그 분노는 우리 회사를 향하게 될 것이 뻔하다. 만약 손 의원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함께 동반 추락이라도 할 각오를 한 것인가? 손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확실한 근거가 있거나, 상황이 한쪽으로 정리된 후도 아니고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왜 무리하게 이렇게 출연을 시켰는지 매우 의아하다.

 

 

손혜원 당사자 해명에만 급급..무엇을 얻었나?

 

백 번을 양보해 일단 섭외를 했다면, 손 의원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어 본전이라도 건졌어야 했다. 그러나 전 국민이 시청하는 9시 뉴스의 무려 10여분을 할애했는데도, 전혀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지도 국민적 의혹을 조금이나마 해소하지도 못했다.

 

손 의원은 시종일관 억울하다는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되풀이했고, 앵커는 기존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 소극적인 자세로 조심스럽게 물어볼 뿐이었다.

시청자들은 앵커와 손 의원의 역할이 바뀐 느낌을 받았다는 의견이 많았고, 손 의원의 주장을 들어주기 위해서 불렀냐는 소리가 안 나올 수 없게 되었다.

 

사실 손 의원이 문화재거리로 지정되기 전 가족과 지인 명의로 사들인 건물이 20채가 넘는다는 점,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이므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 그런 이해 상충 행위를 하는 것이 적절했는지, 상임위에서 손 의원이 목포와 관련해 했던 발언이 무엇이고 적절했는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차익을 얻는 부동산 투기와 무엇이 다른지, 대출까지 수억 원이나 받아서 왜 그렇게 건물을 급하게 샀는지 등 보통 일반인들이 궁금하고 지적해야 할 부분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질문은 거의 핵심을 비껴갔다.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로서는 어리둥절하고 답답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시청자들이 왜 10분 넘게 손 의원의 문화재를 사랑하고 목포를 살리기 위해 샀는데 억울하고 답답하다는 일방적인 주장과 항변만 듣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과연 그 행위가 적절했는지, 과연 정상적인 매입이었는지를 따져 묻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 오히려 손 의원을 위한 시간만 만들어주고 국민의 귀중한 전파와 시간만 낭비한 꼴이 된 것은 아닌가.

 

결국 이번 보도로 시청자는 KBS에대한 신뢰만 더욱 잃어가고, 목포시민들이 KBS가 숙원사업 발전에 안 좋은 쪽으로 관여한 것으로 오해할까 걱정이다.

실제로 손 의원의 출연은 거의 이슈화가 되지 않았고, 많은 시청자들이 적절하지 않은 출연이었다며 분노하는 글만 올라왔을 뿐이었다.

 

 

손혜원 보도 공방위를 다시 한 번 제안한다.

 

손 의원 보도와 관련해 사내 각 단체를 비롯해, 내외부에서 KBS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 내 다수 기자들이 소속된 본부노조에서는 아직도 특별한 논평을 내놓고 있지 않아 조금 의아하다.

 

우리는 본부노조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공영방송을 지킨다는 기치로 출범했고, 권력과 자본의 성역 없는 비판에 대해 출범 이후 늘 강조해 왔음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여당 실세 국회의원인 손 의원에 대한 보도가 적절했는지, 권력 앞에 KBS의 보도가 지레 약해진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KBS노동조합은 사측에 다시 한 번 손혜원 보도 관련 임시 공방위를 제안해 이 문제를 예리하게 다룰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KBS에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새로운 노조! 쟁취하는 노조! 든든한 노조!

KBS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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